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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침묵한 양의지, 베이스 못 밟은 고우석…한국야구, 숙적 일본에 패배[도쿄올림픽]

정재근 기자

입력 2021-08-04 22:33

수정 2021-08-0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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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침묵한 양의지, 베이스 못 밟은 고우석…한국야구, 숙적 일본에 패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가 4일 요코하마 베이스볼 경기장에서 열렸다. 대표팀 양의지가 6회초 무사 1,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요코하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8.04/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석패했다. 중심타자 양의지의 침묵, 잘 던지고도 아쉬운 수비 실수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준 고우석의 베이스커버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4일 일본 요코하마구장에서 2020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이 열렸다.

한국은 고영표가 선발투수로 나섰고 박해민(중견수)-강백호(지명 타자)-이정후(우익수)-양의지(포수)-김현수(좌익수)-오재일(1루수)-오지환(유격수)-허경민(3루수)-황재균(2루수)이 선발 출전했다.

일본은 2019 프리미어12에서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1이닝을 공 8개로 마무리 지었던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시작은 좋았다. 1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이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볼넷을 골라냈다. 강백호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이정후가 우익수 뒤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때려내며 1사 2,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양의지와 김현수의 연속 삼진으로 선취득점 찬스를 놓쳤다.

3회말 일본이 먼저 선취점을 올렸다. 연속 안타와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의 찬스에서 2번타자 사카모토 하야토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고영표는 다음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4번타자 스즈키 세이야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말 수비 실책으로 추가 실점 위기가 찾아왔다. 2사 후 7번타자 곤도 겐스케의 빗맞은 타구를 오지환이 외야로 달려나가며 잡으려다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이어서 무라카미 무네타카에게 중견수앞 안타를 허용, 2사 1, 3루의 위기. 다행히 가이 다쿠야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말 1번타자 야마다 데쓰토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진루했다. 사카모토 하야토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사 3루. 요시다 마사타카의 적시타가 터지며 일본이 1점을 추가했다. 일본의 2-0 리드 속에 4번타자 스즈키 세이야를 삼진 처리했지만 1루주자 요시다 마사타카가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선발 고영표는 아사무라 히데토와 9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삼진을 잡아내며 5이닝 투구를 마무리했다. 5이닝 2실점, 91구의 역투로 탈삼진을 7개 잡았다. 고영표는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대한민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6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친 후 좌익수의 실책을 틈타 2루까지 진루했다. 강백호 타석. 볼카운트 1-2에서 강백호가 낮은 공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밀어쳐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2루주자 박해민이 과감하게 홈까지 내달려 득점에 성공했다. 이정후도 가만있지 않았다. 3-2 풀카운트, 이정후는 망설임 없이 배트를 휘둘러 깨끗한 우전안타를 쳐냈다. 무사 1, 3루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바깥쪽 떨어지는 투구에 또 헛스윙 삼진. 양의지의 계속되는 부진이 안타까웠다.

6회초 1사 1, 3루 김현수 타석에서 일본은 투수를 이와자키(한신)로 교체했다. 김현수는 상대투수의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1타점 중전안타를 쳐내며 점수를 2-2 동점으로 만들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일전에서의 적시타가 오버랩되는 김현수의 감각적인 타격이었였다. 하지만 오재일과 오지환의 연속 삼진으로 추가 득점은 실패했다.



6회말 2사 1루, 차우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가 가이 다큐아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1번타자 야마다 데쓰토 타석, 볼카운트 1-2에서 조상우는 바깥쪽 떨어지는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6회 종료.

7회말 조상우의 투구는 위력을 더했다. 상대의 2, 3번 타자를 가볍게 삼진 처리한 조상우는 4번타자 스즈키 세이야마저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으며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제 타자들이 해줘야할 약속의 8회가 시작됐다.



8회초 2사, 또다시 김현수의 시간. 볼카운트 0-2의 불리함을 이겨내고 김현수의 적시타가 터졌다. 좌익선상을 흐르는 2루타. 김경문 감독은 부진한 오재일 대신 최주환을 대타로 냈다. 하지만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며 이닝 종료.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5번타자 아사무라 히데토를 삼진으로 처리한 후 야나기타 유키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곤도 겐스케의 1루수 땅볼 때 1루주자는 2루 포스아웃 됐지만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간 고우석이 베이스를 밟지 못해 타자 주자는 세이프됐다. 이어진 무라카미 무네타카 타석에서 고우석의 폭투로 1루주자가 2루까지 진루하자 벤치는 고의사구를 선택했다. 그런데 고우석의 제구가 심하게 흔들렸다. 가이 타구야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일본은 마지막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1번타자 야마다 데쓰토의 좌중간 펜스 상단을 맞히는 3타점 싹쓸이 적시타. 2-2로 팽팽했던 경기는 한 순간에 일본쪽으로 기울었다. 점수는 2-5.



9회 한국은 득점에 실패하며 2-5로 패했다. 일본은 7일 오후 7시 열리는 결승전에 선착,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5일 저녁 7시 미국과 2차 준결승을 치른다. 미국전 승리시 7일 오후 7시 일본과 금메달을 두고 재대결을 벌이게 되지만, 패배시 같은날 정오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에게 복수의 기회는 남아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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