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KIA는 9경기에서 거둔 4승을 모두 연장에서 챙겼다. 개막 이후 키움 히어로즈와의 첫 원정 주중 3연전에서 모두 연장승을 거뒀다. 경기시간만 총 12시간 11분이 걸린 대혈투였다. 지난 7일 경기에선 선발 자원과 불펜에선 장민기만 제외하고 모든 불펜 투수들이 총출동해 역전승을 거두기도. 지난 14일 광주 롯데전에서도 마무리 정해영이 무려 2⅓이닝 동안 무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텨준 덕에 가까스로 4연패를 끊어낼 수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건 '혹사'다. 그러나 윌리엄스가 겨우내 준비했던 과정을 살펴보면 '혹사'가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 유독 투수 파트에 심혈을 기울였다. 매일 불펜장을 찾아 투수들의 피칭 모습을 자세히 살폈고, 젊은 투수들에게는 칭찬과 조언을 잊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투수진 향상에 힘을 쏟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눈으로 관찰해야 할 젊은 투수들이 많다"고 했다.
이 중 김현수 임기영 이의리를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나머지 이민우와 장민기 장현식 김유신은 언제든지 멀티이닝과 대체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폈다. 그것이 시즌 초반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준비가 안됐는데 투수에게 멀티이닝을 맡기는 것이 아니다. 정해영 같은 경우 지난 13일과 14일 연일 등판했는데 등판 간격과 투구수를 보면 혹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 13일 경기는 5일 만에 등판이었고, 당시 투구수도 4개밖에 되지 않았다. 팀이 0-8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감각 조율을 위해 투입된 것이었다. 예열을 마친 정해영은 지난 14일 경기에서 2⅓이닝 동안 41개의 공을 던졌다. 키움전 이후 충분한 휴식시간이 있었고, 구위가 좋았기 때문에 윌리엄스 감독은 정해영에게 강한 책임감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