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최근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이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알칸타라는 시즌 초반부터 꾸준함을 유지해왔지만, 특유의 체력과 좋은 결과가 이어지면서 장착한 노련함까지 더했다.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한 알칸타라는 19승2패 평균자책점 2.64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직 정규 시즌에서 한 경기 더 등판할 수 있을지,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 나서게 될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알칸타라는 다승 부문 1위, 승률 1위(0.905)에 오르며 개인 타이틀도 확정적이다. 타이틀과는 무관하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도 30번의 등판 중 26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꾸준히 6이닝 이상을 안정적으로 던져줄 수 있는 투수다. 그가 올 시즌 보여준 안정감을 감안했을때 포스트시즌 1선발 낙점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승승장구 하던 알칸타라와 더불어 플렉센이 시즌 막판에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시즌 전 기대치로는 알칸타라보다 플렉센이 더 높았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KT 위즈에서 뛰며 이미 KBO리그에 적응했다는 것이 장점이었지만, 단조로운 구종 활용과 상대 타자들에게도 파악이 끝났다는 단점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상 복귀 이후 플렉센은 등판을 거듭할 수록 안정적이다. 10월에 등판한 5경기에서 그는 4승무패 평균자책점 0.85로 리그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중간 휴식기가 있었기 때문에 체력에 대한 걱정은 없고, 타자와의 볼배합과 승부구 결정에서도 포수 박세혁과 더불어 점점 좋은 호흡을 펼쳐주고 있다. 특히 탈삼진 능력이 예리하게 살아났다. 플렉센은 가장 최근 등판한 2경기 연속 10탈삼진 이상을 잡아냈다. '삼진형' 투수이다보니 카운트가 불리하게 끌려갈 경우 투구수가 빨리 불어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는 10월에 소화한 31⅔이닝동안 4사구를 4개만 허용할 정도로 필요한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꽂을 줄 아는 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