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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터뷰]SK 박종훈이 최종전 등판을 고집한 이유 "아프지 않으니까 로테이션 빠지기 싫었다."

권인하 기자

입력 2020-10-23 06:52

SK 박종훈이 최종전 등판을 고집한 이유 "아프지 않으니까 로테이션 빠지…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 박종훈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0.21/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로테이션을 빠지는 것 같아서. 안아프니 그냥 끝까지 던지고 싶었을 뿐이다."



SK 와이번스 박종훈은 이미 시즌 최종전인 3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예고가 됐다.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몇차례나 마지막 경기 등판 여부를 물어봤다. 될 수 있으면 안던져도 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박종훈은 그때마다 던지겠다고 대답했다.

박종훈은 그 이유를 묻자 "별 이유는 아니다. 그냥 끝까지 던지고 싶었다"면서 "로테이션을 거르는 것도 마치 빠지는 것 같아서 싫었다. 아프지 않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 번을 물어보셨는데 계속 던지겠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등판에서 국내 투수 최다승에 도전하게 됐다. 21일 인천 롯데전서 선발등판해 6⅓이닝 동안 1실점하며 시즌 12승째를 거뒀다. 다승 전체 공동 7위인데 국내 투수로만 보면 KT 위즈 소형준과 함께 공동 1위다. 마지막 경기서 승리 투수가 된다면 13승으로 국내 다승왕에 오를 수도 있다.

박종훈도 국내 투수 최다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는 않았다. "모든 기록 자체에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뭐든 하나라도 하면 좋다"라면서 이왕 던지는 김에 승리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올시즌 박종훈은 도루와의 전쟁을 했었다. 28경기서 150⅔이닝을 던지면서 무려 42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14번 도루를 잡아내 도루 저지율이 25%였다. 6월까지 두달 동안 21개의 도루를 허용하며 잡아낸 도루는 단 두번 뿐. 도루 저지율이 8.7%에 불과했었다.

여러 방법을 쓰면서 도루 허용을 줄이려 했으나 실패했고 견제를 빠르게 하면서 도루 시도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박종훈은 "감독대행님과 얘기를 많이 했었다"면서 "견제라도 빠르게 해서 주자를 묶는 방향으로 바꿨다. 공이 빠져서 2루로 보내나 도루로 2루로 보내나 같다는 생각으로 견제를 최대한 빨리했다. 그랬더니 발빠른 주자만 뛰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박종훈은 "계속 고쳐 나가면서 언젠가 내 것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올시즌 박종훈은 12승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올렸지만 그 속에서 팀은 추락했고, 박종훈의 마음 고생도 심했다. "여지껏 힘들다. 힘들다고 했었는데 그건 힘든 것도 아니었다"라는 박종훈은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아픈 선수도 많았고, 팀에서 중간 위치에 있는 선수로서 그걸 지켜보는게 마음아프고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기서 많이 배웠다. 후배들에게, 선배들에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배우게 된 것 같다"라고 했다.

박종훈은 차기 주장감으로 꼽히고 있다. 주위를 아우를 수 있는 성격 덕분이다. 박종훈도 주장을 굳이 거부할 생각은 없다. "시켜주시면 해야한다"라고 말한 박종훈은 "언젠가는 해봤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SK에 애착이 강하다. 올해 배운 것을 언젠가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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