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광주 키움전 선발 마운드에 임기영(KIA 타이거즈)이 섰다.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시즌 최소이닝 소화와 최다실점을 했다. 2이닝 8실점. 키움 선수들은 임기영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은 안타와 홈런으로 연결됐다. 2회까지 0-8로 뒤지면서 KIA는 이 경기를 일찍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가을야구'에 초대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이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건 코칭스태프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을 것이다. 다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것을 떠나 이날 임기영의 구속은 채 140km가 나오지 않았다. 유희관급 제구력을 보이지 못하면 두들겨 맞는 건 당연했다. 이후 임기영에 이어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현수는 3회부터 7회까지 5이닝 1실점으로 고군분투했다.
지난 24일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5선발 보직 변경에 대한 부분을 암시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임기영과 김현수가 로테이션상 동일한 부분에서 준비가 된다. 상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영은 지난 17일 삼성전에선 굉장한 피칭을 보였다. 전날에는 가운데 몰리는 공을 던졌을 때 상대가 놓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옳은 선택일까. 임기영은 키움을 상대로 평균자책점이 13.50에 달한다. 지난 경기에서 8실점한 것이 평균자책점을 높인 결과겠지만, 임기영의 느린 구속과 제구로는 키움의 강타선을 막아내기 힘들 수 있다. 게다가 상대 선발이 키움의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다. KIA 타자들이 임기영에게 득점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임기영이 2~3배 부담감을 안고 출격해야 한다.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