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016년 말 박종훈 전 단장의 부임과 함께 내부 육성과 주전급 뎁스 강화를 외쳤다. 그러나 매 시즌 얇은 선수층으로 고전했다. 지난해에는 한용덕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시즌 3위에 올랐다. 하지만 한 시즌만에 성적은 9위로 추락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했고,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 외야수 이용규 등이 거의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설상가상으로 믿었던 마운드도 한계를 드러냈다. 외국인 농사의 성공, 정은원의 급성장 등에 만족해야 했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번 겨울 착실한 보강에 나섰다. '대어급 영입'보다는 2차 드래프트와 방출 시장에서 필요한 포지션을 수급했다. 베테랑 정근우의 이탈은 아쉬웠지만, 포수 이해창, 외야수 정진호, 투수 이현호를 차례로 영입했다. 모두 1군 경험이 있는 자원들로, 아쉬운 부분을 메워줄 적임자로 꼽힌다. 이해창은 지성준이 빠진 '백업 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정진호는 한화의 최대 약점인 외야진에서 기용 폭을 넓혀줄 선수. 좌완 이현호는 선발과 불펜 경험을 모두 지니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방출 시장에선 우타 거포 최승준을 영입했다. 전문 1루수와 오른손 대타가 부족한 한화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 사이 한화는 부족한 포지션에서 1군 경험을 지닌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신인들의 성장 발판도 마련했다. 유망주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리를 잡는다면, 그야말로 베스트 시나리오가 된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