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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사령탑 자진사퇴 자동티켓이 된 최하위라는 부담감

박재호 기자

입력 2019-07-21 09:22

사령탑 자진사퇴 자동티켓이 된 최하위라는 부담감
◇김한수 삼성 감독-박흥식 KIA 감독대행-한용덕 한화 감독-공필성 롯데 감독대행

2011년 김경문(두산 베어스), 김성근(SK 와이번스) 이후 8년만에 두 명의 사령탑이 한해 시즌 도중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 5월 김기태 KIA타이거즈 감독에 이어 지난 19일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이윤원 단장과 함께 동반사퇴했다. 아직 시즌은 남았고, 잔혹사는 끝이 아닐 수 있다.



김기태 감독과 양상문 감독은 1년 이상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다. 두 감독의 사퇴결심 배경은 여러 가지겠지만 표면적으로는 '최하위'라는 부담감이 치명타였다. 지난해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 역시 '창단 감독', '국민 감독'으로 존경받았으나 최하위로 떨어지자 중도하차할 수 밖에 없었다.

꼴찌가 주는 충격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10개구단 체제에서 5위까지 가을야구 기회가 주어진다. 5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에 진출하지만 1패를 안고 원정에서 싸운다. 수치상으로 두번 연속 이길 확률은 25%. 이를 뒤집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감독들에겐 강력한 보험이다.

시즌이 끝나면 6위(아쉽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정도를 제외하고는 7위부터 9위까지는 정확한 순위가 팬들의 뇌리에서 점점 옅어진다. 하지만 꼴찌는 다르다. 오랜 기간 오명을 뒤집어 쓴다. 해당팀 얘기가 전해질 때마다 리마인드 된다.

2012년부터 3시즌 연속 꼴찌에 머문 한화 이글스는 그해 가을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 선임과정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라는 확실한 장점과 구단과는 늘 대척점에 섰다는 부담감이 교차했다. 하지만 절박한 성적앞에서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2017년까지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한 KT 위즈는 지난해 목표를 '탈꼴찌'로 못박지 않았다. 목표를 높게 잡아야 절반이라도 성취한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탈꼴찌'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

두 명의 감독대행(박흥식 KIA 타이거즈, 공필성 롯데 자이언츠) 뿐만 아니라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과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막판순위가 중요해졌다. 9위 한용덕 감독은 지난해 11년만의 가을야구(정규시즌 3위)로 구단의 신임이 두텁다. 7위 김한수 감독은 3년 계약의 마지막해다. 하위 4팀은 모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7위 삼성과 10위 롯데의 승차는 4.5게임에 불과하다. 어느 팀이든 최하위까지 내리막을 탈 수 있다. 꼴찌가 확정되는 순간 모든 희망적인 요소가 흔들릴 것은 자명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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