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경기의 시즌이 너무 길다보니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다는 것이 이유다. KBO리그는 10개구단 체제가 된 2015년 1군 엔트리를 26명에서 27명으로 1명 늘렸다. 4년간 시행해본 결과 그래도 힘들다는 게 현장의 생각이다. 특히 투수가 모자란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타고투저가 계속되고 있으니 투수 보강이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투수가 1명 더 늘어난다면 도움이 될 듯하다.
하지만 1군 엔트리 1명을 늘린다고 해서 그 자리가 투수라는 보장은 없다. 지난 2015년에도 투수가 모자란다고 해서 엔트리를 늘렸다. 당시만해도 1군 26명 중 투수는 12명 정도였다. 엔트리 1명을 늘리면 투수가 13명 정도로 운영돼야 하는데 2015년엔 투수를 13명으로 운영한 팀이 별로 없었다. 매일 발표되는 엔트리를 보면 투수가 13명인 팀이 2∼3팀에 불과했다. 감독들에게 물어보면 "올릴 투수가 없다"는 푸념이 나왔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투수를 13명으로 구성하는 팀들이 점점 늘었다. 팀 상황에 따라 엔트리가 자주 바뀌지만 지난해의 경우 13명의 투수를 쓰는 팀이 7∼8개 팀이었다.
늘어난 자리에 투수가 아닌 야수가 들어갈 경우 지금도 계속되는 타고투저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 투수를 올리고 싶은데 1군에 자리가 없다"는 말이나 "이 투수를 어쩔 수 없이 빼야하는 데 아쉽다"는 감독들의 말은 드문 것이 현실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