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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떠오르는 '6선발 체제', 초반 트렌드되나

이원만 기자

입력 2018-01-20 21:59

수정 2018-01-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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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오르는 '6선발 체제', 초반 트렌드되나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선수단 시무식에서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주문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KBO리그에서 일반적인 정규시즌 팀 선발 운용 방식은 5선발 로테이션이다. 월요일을 제외한 주6일 경기 일정상 1~5선발이 보통 4일, 많게는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식이다. 6개월이 넘는 긴 시즌을 치르는 데 있어 5선발 로테이션은 가장 안정적으로 팀을 운용할 수 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일단은 제한적인 1군 엔트리 안에서 선발 요원을 5명으로 정하는 게 실용적이다. 또한 각 팀마다 풀타임 1군 선발이 가능한 투수가 부족한 것도 주요 이유다.



그런데 2018시즌 초반에 어쩌면 '6선발 로테이션'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 이미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시즌 초반 6선발 운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SK 와이번스를 비롯한 다른 구단들도 조심스레 이 방식의 도입을 검토 중인 듯 하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거둔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은 "아직까지는 6선발 체제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우선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전반적인 투수들의 컨디션과 기량을 체크한 뒤에나 생각해 볼 일이다"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향후 다른 팀 감독들과 비슷한 이유로 6선발 체제를 일부 가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열린 입장이다.

이처럼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구단 감독들이 '6선발 체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건 일주일 가량 빨라진 올해 정규시즌 개막 일정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문에 3월24일에 개막한다. 최근 한국의 3월 하순은 날씨가 무척 매섭다. 기온은 투수들의 구위와 몸상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결국 선발 투수의 보호와 구위의 극대화를 위해 각 구단 감독들이 6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이유는 템포 조절이다. 올해는 정규시즌 변수가 많다. 아시안게임 때는 시즌이 일시 중단되기도 한다. 때문에 정규시즌 초반은 다분히 '탐색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현직 감독들은 시즌 초반 에이스급 선발의 힘을 최대한 비축하는 동시에, 가능성 있는 선발 후보군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해 이를 토대로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이런 구상들이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이라 할 순 없다. 김 감독의 말처럼 스프링캠프를 통해 실질적인 투수진의 컨디션과 기량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팀내 투수 사정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실현할 수 없다. 6선발이 가능한 투수 그리고 뒤를 받쳐줄 수 있는 불펜의 힘이 갖춰져야 실효성을 낼 수 있는 방식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붕괴되는 위험성도 분명히 있다. 때문에 스프링캠프 기간에 각 구단별로 투수진에게 쏟는 관심이 좀 더 커질 듯 하다. 과연 '6선발 체제'는 시즌 초반의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예상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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