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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키플레이어' 맥그레거, 기대감 불안감 공존

함태수 기자

입력 2016-09-25 16:38

수정 2016-09-25 17:25

PS '키플레이어' 맥그레거, 기대감 불안감 공존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유희관과 넥센 맥그레거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맥그레거.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9.10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스캇 맥그레거는 올 포스트시즌 '키 플레이어'다. 사실상 3위를 확정한 염경엽 감독은 "가을야구는 선발 싸움이다. 우리 팀에서는 맥그레거가 잘 해줘야 한다"며 "밴헤켄은 나이가 있다. 짧은 휴식일만 부여하고 로테이션을 돌리기는 힘들 것이다. 빠른 공을 갖고 있는 맥그레거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은 넥센에게 중요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맥그레거가 선발 등판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오른쪽 장딴지에 근육 염좌 증세가 발견됐다. 넥센 코칭스태프는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는 것 대신,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기로 결정했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완전히 나을 때까지 기다렸다.

이날은 10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 이후 15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앞서 불펜 피칭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성적은 5이닝 9안타 3삼진 5실점. 90개의 공을 던지며 무4사구 피칭을 했으나 안타를 많이 맞았다. 경기 초반 깔끔한 피칭을 보이다가 3회 대량 실점했다. 이 과정에서 야수 실책이 나오는 '불운'까지 겹쳤다. 불안감과 기대감이 공존한 투구였다.

먼저 불안감. 엔트리에서 빠지기 전부터 지적된 약점이 개선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 삼성이 자랑하는 박해민, 박한이, 구자욱, 최형우, 이승엽을 넘지 못했다. 3-0으로 앞선 3회였다. 맥그레거는 이흥련, 김상수 등 상대 하위 타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3루에 놓였다. 타석에는 박해민. 볼카운트 2B에서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는 박한이에게 중전 적시타, 후속 구자욱 타석 때는 야수 실책이 나오면서 1사 만루에 놓였다.

여기서 최형우, 이승엽에게 거푸 적시타를 허용했다. 둘 모두 1B2S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적시타를 맞았다. 그는 5회에도 구자욱,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을 더 했다.

맥그레거는 좌타자 피안타율이 상당히 높은 투수다. 앞선 등판까지 3할8푼9리로 우타자 피안타율(0.231)과 1할5푼 이상 차이가 난다. 구단별로 봐도 왼손 타자가 많은 삼성전 평균자책점이 7.71, 박민우 나성범 테임즈 등이 있는 NC전은 11.12다. 포크볼이나 체인지업이 없기 때문에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날도 90개 공 가운데 직구가 37개, 커터 39개, 커브 10개, 슬라이더가 4개였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공은 없었다. 이에 따라 염 감독의 기대대로 '가을야구'에서 일을 내기 위해서는 좌타자 공략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다만 기대감도 갖게 했다. 151㎞의 스피드는 여전한 것이다. 또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63%(15/24)로 나쁘지 않았다. 그는 야수 실책만 아니었다면 3회 대거 4실점하진 않았을 것이다. 5회 역시 1사 1루에서 최형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는데 2루수 서건창이 방심하는 사이 구자욱이 홈을 밟는 등 운이 없었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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