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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동현-두산 정재훈, 셋업맨 활약에서 승부 갈렸다

입력 2016-07-2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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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동현-두산 정재훈, 셋업맨 활약에서 승부 갈렸다


현대 야구에서는 마무리 투수가 주목받는다. 불펜에서도 가장 잘 던지는 투수가 각 팀의 마무리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선발이 내려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이닝이 과연 마무리가 등판하는 9회일까. 마무리 투수가 세이브를 올릴 상황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사실 마무리 투수는 등판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지붕 라이벌' 혈투는 마무리 이전에 등판하는 셋업맨의 비중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LG는 이날 3-3으로 맞선 4회초 1사 후 두 번째 투수 최동환이 두산의 양의지의 머리를 맞혀 헤드샷 퇴장을 당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몸이 덜 풀린 채로 올라온 이승현은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어준 뒤 윤지웅과 교체됐다. 윤지웅은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박건우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3-6이 됐다.
하지만 3연패의 늪에 빠진 LG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경기였다.
LG는 6회초 1사 1, 2루 위기에 몰리자 셋업맨 이동현을 조기 투입했다.

이동현은 2루 주자 허경민을 견제사로 잡아내며 관록을 뽐냈다. 1루 주자 류지혁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김재호를 삼진 처리하고 불을 껐다.

3점 차가 4점 차로 될 위기를 막아낸 이동현은 7회초 1사에서 유격수 실책이 나왔으나 1루수 김용의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동현이 고비에서 버텨내자 타선도 힘을 냈다.
LG는 7회말 2루타, 내야 안타,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엮어냈다. 승부처임을 직감한 두산도 곧바로 셋업맨 정재훈을 투입했다.

하지만 정재훈은 김용의에게 중전 적시타, 손주인에게 몸에 맞는 공, 박용택에게 좌전 적시타로 6-6 동점을 허용하고 윤명준과 교체됐다. 아웃카운트는 하나도 잡아내지 못했고, LG는 무사 만루의 기회를 계속 이어갔다.

결국 LG는 윤명준을 상대로 추가로 3점을 뽑아내고 3연패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었다.
이동현은 이날 팀의 역전승을 이끌고 시즌 3승(2패 2세이브)째를 따냈고, 정재훈은 패전투수가 돼 시즌 5패(1승 2세이브)째를 떠안았다.
LG는 셋업맨 이동현이 5월 중순부터 약 한 달 가까이 결장하면서 뒷문 단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동현은 지난 6월 14일부터 1군에 복귀했으나 한창 좋았을 때의 구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동현은 이날 팀의 연패를 끊어내는 호투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반면 두산은 진야곱에 이어 정재훈까지 흔들리면서 다 잡았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두산은 정재훈이 전반기 막판부터 부진에 빠지면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두산이 이날 내야수 김동한을 내주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베테랑 우완 사이드암 투수 김성배를 받는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도 탄탄한 선발진에 비해 허약한 불펜진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changyong@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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