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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베이징올림픽 후 6년. 이대호와 일본 선수들 지금은

권인하 기자

입력 2014-08-25 15:24

수정 2014-08-26 06:21

8월 23일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정한 '야구의 날'이다. 한국대표팀이 2008년 8월 23일에 열린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날이다.



감격의 그날 이후 6년이 흘렀다. 당시 한국과 일본 대표 선수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 주에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32)는 6년 전 일본대표팀 투수들과 대결했다. 6년 전 한국과 일본의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이 열렸던 22일에 이대호는 지바 롯데 마린스전에 나서 와쿠이 히데아키(28)를 상대했다. 와쿠이는 2007년 17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던 일본의 에이스였다. 일본의 한 방송국 아나운서는 당시의 와쿠이에 대해 "젊어서 힘이 있고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가 매력적이었어요. 노력파가 아닌 천재파라고 할까요. 그런데 최근에 개인 문제도 있었고 성적이 오르지 않네요"라고 했다.

2010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을 기록한 와쿠이는 2012년에 마무리를 경험한 뒤 올해 FA로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지바롯데로 팀을 옮겼다. 올시즌 성적은 5승10패, 평균자책점은 4.71이다.

와쿠이에 대해 이대호는 "100%의 힘으로 던지면 아직도 구속이 150㎞는 나오는 투수인데, 지금은 포크볼이나 투심 등을 많이 구사하며 컨트롤 중심으로 던지고 있어요. 베이징 때가 제일 좋았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으면서 힘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지요"라고 했다. 22일 경기서 이대호는 와쿠이를 상대로 3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23일 지바 롯데의 선발 투수도 베이징올림픽 일본 대표팀 멤버였던 나루세 요시히사(29)였다. 나루세도 2007년에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했지만 최근에는 왼쪽 어깨 부상으로 구위가 떨어졌다. 지난해 6승에 그친 나루세는 올해 7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호는 23일 나루세로부터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이대호는 나루세를 상대로 8타수 4안타 2타점을 때렸다. 이대호의 압도적인 우세다.

다른 멤버를 봐도 6년이라는 시간이 짧지 않다는 걸 느끼게 한다. 일본대표팀 투수 10명 중 가와카미 겐신(39). 다나카 마사히로(26), 다르빗슈 유(28), 우에하라 고지(39), 와다 스요시(33), 후지카와 규지(34) 등 6명이 베이징올림픽 이후 미국에 진출했고, 야수 중에서는 나카지마 히로유키(32), 니시오카 스요시(30), 가와사키 무네노리(33), 아오키 노리치카(32)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한국 선수들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류현진과 윤석민은 미국으로 진출했고, 이대호와 오승환은 일본 무대로 옮겼다. 당시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극적인 투런포를 쳤던 이승엽은 한국으로 복귀해 홈런을 펑펑 터트리고 있다.

6년 전의 이대호는 일본 야구인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있었을까. 23일 경기 해설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다부치 고이치씨(68)는 당시 일본 대표팀 코치였다. 그는 "그때 이대호는 예선전에서 와다로부터 큰 홈런을 쳐서 안 좋은 인상이 남아있어요"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다부치씨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474 홈런으로 역대 11위에 올라있는 거포였다. 그런 다부치씨에게 이대호의 홈런은 기억에 깊게 남은 한방이었다. 또 이 홈런이 이대호를 일본 야구팬들에게 알려주는 큰 역할을 했다.

이대호에게 베이징올림픽은 무엇이었을까. 이대호는 "그때는 먼저 군대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FA가 언제 되는지는 관심도 없었죠"라며 "금메달 따고 나서 해외진출이라는 목표가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9전 전승으로 한국야구 역사에 빛나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추억. 그 순간은 이대호에게 해외진출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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