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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우정'고다이라"(이)상화 만나면 꼭 안아줘야죠"[강원2024-IOC롤모델]

전영지 기자

입력 2024-01-21 18:12

수정 2024-01-2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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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우정'고다이라"(이)상화 만나면 꼭 안아줘야죠"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내일 (이)상화를 만나면 눈물을 꾹 참고 꼭 안아줄 거예요."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가 6년 전 이상화와의 아름다운 우정으로 전세계에 올림픽 정신을 알린 강릉오발을 다시 찾았다.

2018년 2월 18일 평창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36초94(100m 10초26)의 올림픽 기록을 작성하며 일본 여자선수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건 지 6년 만이다. '10년 절친'이자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상화가 37초33(100m 10초20)로 은메달과 함께 올림픽 3연속 메달 위업을 썼다. 전쟁같은 레이스가 끝난 후 모든 부담감을 내려놓고 눈물을 흘리는 '올림픽 3연속 메달리스트' 이상화를 향해 고다이라가 다가와 위로와 존경의 말을 전했다. 태극기, 일장기를 어깨에 나란히 멘 채 링크를 도는 장면은 찡했다.

고다이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강원2024)에 출전하는 청소년 선수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올림픽과 관련된 생생한 조언과 영감을 제공하기 위해 선정한 국내외 '롤모델 선수(Athlete Role Models/ARMs)' 27명 중 한 명으로 지난 17일 방한했다. 18~19일 강원2024 선수촌에서 전세계 청소년 후배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개회식에 참석한 후 20~21일 스피드스케이팅 오픈 트레이닝에 멘토로 참가했다.

고다이라는 21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강릉오발) 오픈 트레이닝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국제빙상연맹(ISU)에서 연락이 와서 참여하게 됐다. 어린 선수들에게 나와 상화처럼 선수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다양한 성장 배경을 이야기할 수 있어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라고 ARM 프로그램의 의미를 전했다. "단순히 메달을 따기 위해 모이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라 즐겁게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이곳에 와서 어린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포츠는 상대가 있기에 존재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통해 배우는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강원2024에 나설 스피드스케이팅 후배들을 향해 "어린 선수인 만큼 실패 성공 관계없이 미래를 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향 나가노 병원에서 직장인으로 일하며 틈틈이 전국 강연과 대학강의를 병행하고 있다는 고다이라는 강릉오발을 6년 만에 찾은, 벅찬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했을 때 저기가 스타트라인이었다"고 손으로 가리켰다. "여기 와서 경기장을 둘러봤다. 가슴이 뛰고 뭐라 말할 수 없이 설???고 말했다. "6년 전 만났던 자원봉사자들도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알아봐줘서 감사했다"며 웃었다.

고다이라는 22일 오전 강릉오발에서 이상화 강원2024 조직위 공동위원장과 만난다. 두 선수의 주종목,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선 경기를 함께 관람한다. 평창올림픽 이후 일본 NHK 기획 프로그램에도 함께 출연하고, 베이징올림픽에선 선수와 해설위원으로 재회하며 우정을 계속 이어왔지만 강릉에서의 만남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상화 위원장은 "강릉 오발에서 함께 경기를 보는 것 자체가 감동스러울 것 같다. 강릉오발에서 고다이라를 다시 만나면 눈물이 날 것같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고다이라는 "나도 눈물이 날 것같지만 꾹 참고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6년 전 3연패를 노린 안방 링크에서 은메달로 마무리한 후 눈물을 쏟는 이상화에게 한국어로 "잘했어" "넌 정말 훌륭한 선수야. 넌 존경(respect)해"라고 말해줬던 따뜻한 고다이라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번 강원2024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이다.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 시절엔 청소년올림픽이 없었다. 만약 그때 만났다면 어땠을까.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만난 10대 시절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한국과 나가노의 교류 프로그램이 있어서 중학교 2학년 때쯤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이상화 선수를 만났다. 그때도 상화는 굉장히 강한 선수였다. 함께 프로그램도 하면서 친해져서 한국어에 관심도 생겼다.한국어 공부도 하고 한국에 와서 '안녕하세요' 인삿말을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에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강원2024' 마스코트 '뭉초'를 든 고다이라가 한국 팬들에게 유창한 한국어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에요. 저는 고다이라 나오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강원2024)같이 응원하고 싶습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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