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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불안' 서울 빌라 전세가율 '↓' 역대 최저…월세 수요는 증가세

김세형 기자

입력 2024-01-21 12:25

수정 2024-01-21 17:50

서울의 빌라 전세가율이 60%대로 낮아졌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말한다. 실수요층에 의해 등락이 결정된다. 전세가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전세 수요가 줄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 사기 피해가 증가, 불안감에 확대되고 있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월세 수요는 늘었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지역 연립·다세대(빌라)의 전세가율은 평균 68.5%다. 2022년 12월 78.6%에서 1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2.5%에서 55.5%로 7%p 떨어졌다. 지난해만 놓고 봐도 전세가율은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1월 78%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7월 69.5%로 70%대 아래로 내려갔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에 '깡통전세'로 분류된다. 최근 서울의 빌라 전세가율만 놓고 보면 세입자의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는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한 셈이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사이렌에 제공되는 전세가율은 해당 월을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임대차 실거래를 기반으로 전세가율을 집계한다.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구(76.3%), 강동구(75.4%), 강북구(74.3%) 순이다. 전세가율이 낮은 곳은 용산구(50.9%), 강남구(59.1%), 서초구(60.8%)로 집계됐다.

서울의 빌라 전세가율이 낮아진 배경으로는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른 매매가의 하락폭 대비 전세가의 하락폭 확대, 집주인의 전세 관련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 등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강화하는 한편 전세가율 산정 시 공시가격을 최우선으로 적용하고 인정 기준을 150%에서 140%로 낮췄다.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전세 기피 현상이 확대되며, 전세 수요가 월세 수요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전세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실거래가격지수를 보면 서울의 종합 월세가격지수(아파트, 단독주택, 연립·다세대)는 지난해 3월 102.2에서 지난해 말 104.2로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가격 지수는 2022년 12월 100.8에서 지난해 12월 98.3으로 하락했지만, 전국 연립·다세대 월세 가격지수는 101.1에서 101.9로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가격 정상화를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국 빌라의 전세가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서울과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지역 빌라 전세가율은 2022년 12월 82.9%에서 지난해 12월 69.4%로 낮아졌지만 서울에 비해 높았다. 인천의 빌라 전세가율은 87.1%에서 76.7%로 10%p 이상 낮아졌음에도 불구, 전세가율이 80%에 근접했다.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빌라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서는 곳은 경기 안양 만안구(83.2%), 인천 미추홀구(87%), 대전 대덕구(83.4%), 전남 광양(92%), 경북 구미(85.2%) 등 5곳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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