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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또 기행' 만치니 조기퇴근, 황희찬 킥 차기 전에 짐 싸서 집 갔다

김가을 기자

입력 2024-01-31 04:05

수정 2024-01-3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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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행' 만치니 조기퇴근, 황희찬 킥 차기 전에 짐 싸서 집 갔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사우디 만치니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기행을 이어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아시안컵 16강전을 치렀다.

내일은 없는 '벼랑 끝 대결'이었다.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이날 경기장엔 무려 4만2389명이 들어찼다. 카타르와 인접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팬들은 초록물결을 이루며 경기장을 찾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에서 도하까지는 차량으로 5시간 거리다. 크게 무리하지 않고 올 수 있는 수준이다. 뜨거운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16강 대진이 확정된 뒤 한국인들을 향해 도발(?)을 감행했다. 경기장, 길거리, 지하철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사람들을 향해 "한국인이냐"고 물으며 과도한 액션을 펼쳤다. 선을 넘는 행위도 있었다. 현장을 찾은 한국인 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일부 팬은 한국인에게 성희롱 및 성추행을 서슴지 않았다.

하이라이트는 경기 당일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킥오프 세 시간여 전부터 축구장 근처로 모여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외치며 승리를 자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의 비매너는 경기 중에도 계속됐다. 이들은 애국가가 나오자 야유를 퍼부었다. 상대에 대한 예의는 갖추지 않았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장 분위기 등에서 우리가 좀 불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팬이 3만명 정도는 경기장에 올 것 같다"고 경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후반 1분 선제골을 넣자 흥이 최고조에 달했다. 얼싸안고 환호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 시간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자 분위기가 푹 가라앉았다. 경기는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한국의 첫 번째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손을 흔들며 방해했다.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손흥민 김영권 조규성 황희찬이 연달아 성공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3번 키커와 4번 키커가 연달아 실축했다. 조현우의 선방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만치니 감독이 한국의 네 번째 키커 황희찬의 킥을 보지도 않고 그대로 짐을 싸서 나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만치니 감독은 앞서 오만과의 조별리그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징계를 받았다.

알라이얀(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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