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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ON]'잔디먹방 했을뿐인데 퇴장을 준다고?' 역대급 황당사건에 '갑론을박'…영웅에서 역적이 된 후세인

윤진만 기자

입력 2024-01-3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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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먹방 했을뿐인데 퇴장을 준다고?' 역대급 황당사건에 '갑론을박'…영…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하드캐리'하며 이라크 축구대표팀을 16강까지 올려놓은 영웅이 한 번의 행동으로 역적이 됐다. 아이만 후세인은 대체 왜 골을 넣고 자리에 주저앉아 '잔디 먹방'을 한 걸까?



후세인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카타르아시안컵 16강전에서 후반 31분 2-1로 앞서는 역전골을 넣은 직후 이란 출신 알리 레자 파가니 주심으로부터 퇴장을 당했다.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 후세인은 자리에 앉아 잔디를 먹는 척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게 퇴장감일까?

요르단이 후반 추가시간 멀티골을 넣으며 3대2로 극장 승리를 거둔 뒤, 퇴장 사유가 속속 밝혀졌다. 아랍 매체들은 일제히 후세인이 요르단 팬들 앞에서 요르단의 전통음식인 '만사프'를 먹는 시늉으로 상대팀을 도발했다고 보도했다. 골대 뒤 트랙에서 동료들과 어울려 골 셀러브레이션을 펼쳤던 후세인은 곧바로 자기 진영으로 복귀하지 않고 '2번째 세리머니'를 했고, 파가니 주심은 이를 '시간 지연'으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 추가시간 판정에 대한 항의로 한 차례 경고를 받은 후세인은 누적경고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퇴장 장면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언론인 마지드 알 쿨라이피는 알카스 채널의 알 마즐리스 프로그램에서 "후세인을 퇴장한 건 잔인하고 무의미한 결정이다. 심판이 실수를 했고,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며 "앞서 요르단 선수들도 비슷한 셀러브레이션을 했다. 후세인의 행동이 도발이라면 요르단도 도발을 한 것이다. 요르단 역시 시간을 지연했다"며 주심이 편파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은 "주심이 승리를 빼앗았다"고 말했다.

요르단은 전반 추가시간 나잔 알 나이맛의 깜짝 선제골이 터진 뒤 5명이 둘러앉아 만사프를 먹고 아랍 커피를 마시는 시늉을 했다. 아랍 매체는 이 행동이 경기 전 이라크 팬들이 요르단 음식을 조롱하는 것에 대한 화답이었다고 해석했다. 한-일전에서 일본팬이 비빔밥과 같은 한국의 전통음식을 조롱했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반대 의견도 있다. '채널 4'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주심은 후세인에게 1분 내로 경기에 복귀해야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두 번 세리머니를 하느라 주심이 정한 시간을 어겼다. 또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후세인이 요르단 팬들 앞에서 만사프를 먹는 행동으로 상대팬을 자극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IFAB 규정 '제12항'에는 '선수가 과도하게 골 셀러브레이션을 해선 안되고, 과도한 시간 낭비를 초래해선 안된다'고 적시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후세인의 퇴장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후세인은 이날 포함 4경기에 출전해 6골을 몰아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이미 교체카드를 다 소진한 상태에서 '대체불가 공격수'를 잃은 이라크는 무너지기 시작했고, 후반 추가시간에만 야잔 알 아랍과 니자르 알 라슈단에게 연속 실점하며 통한의 역전패를 허용했다. 알 아랍은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후반 막바지 자책골을 넣었던 선수다.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요르단은 2011년 이후 13년만에 아시안컵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내달 2일, 8강에서 격돌할 팀은 '돌풍팀' 타지키스탄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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