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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골든보이' AFC도 인정했다, '박지성 후계자' 이강인, 아시안컵 빛낼 영스타 선정

박찬준 기자

입력 2024-01-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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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골든보이' AFC도 인정했다, '박지성 후계자' 이강인, 아시안컵…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골든보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박지성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



아시아축구연맹(AFC)는 8일(한국시각) 공식 페이지를 통해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빛낼 차세대 스타 선수들을 발표했다. 클린스만호의 '에이스' 이강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이라크의 알리 자심(알 쿠와), 우즈베키스탄의 압보스베크 파이줄라에프(CSKA모스크바), 말레이시아의 아리프 아이만(조호르) 등과 함께 이번 대회의 초신성으로 거론됐다.

AFC는 이강인을 소개하며 '박지성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라고 소개했다. 박지성은 의심할 여지없는 한국축구 최고의 레전드다. 박지성은 비록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에이스로 한국축구를 이끌었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첫 원정 16강 등을 이끌었다. 박지성은 본인의 마지막 메이저대회였던 2011년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4강까지 이끈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아쉽게 일본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지성은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했다.

AFC는 이강인을 그런 박지성과 비교했다. AFC는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프랑스 최고 클럽 PSG로 이적했다. 이후에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고 킬리앙 음바페, 우스망 뎀벨레 등과 함께 PSG 핵심 선수로 자리했다'며 '이강인은 지난해 A매치에서 4골-3도움을 기록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한국은 64년 동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는데 이강인이 한을 풀 수 있을까'라고 했다.

이강인은 64년만의 아시안컵에 도전하는 한국축구의 키맨이다.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AC밀란, 뉴캐슬, 토트넘 등의 관심을 뒤로 하고 파리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었다. 초반 부상과 대표팀 합류로 제 기량을 과시하지 못한 이강인은 이후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리오넬 메시의 후계자로 불리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브레스트와의 경기에서 음바페를 향한 환상 패스로 리그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강인은 이후 몽펠리에전에서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임 속 꾸준히 기회를 받았고, 15경기 1골-2도움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 4일 2023년 트로페 데 샹피온(프랑스 슈퍼컵)에서는 직접 결승골을 터뜨리고, MOM에 선정되는 맹활약으로 프랑스 입성 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이강인은 통계 전문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프랑스 리그1 전반기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정됐다. 평점은 7.17점이었다. 파리생제르맹에서 이강인을 비롯해 무려 5명이 뽑히며, 리그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킬리앙 음바페, 우스망 뎀벨레, 비티냐, 아슈라프 하키미 등이 뽑혔다.

대표팀에서는 더욱 위력적이다. 이강인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밀집수비 타파는 한국축구의 오랜 고민이었다. 한국은 아시아 약팀들의 극단적인 두 줄 수비를 뚫지 못하며 고전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약체와의 경기에서 한국축구는 전에 없는 시원한 골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중심에 이강인이 있다. 이강인 한명이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른쪽 측면에 포진한 이강인은 놀라운 기술을 앞세워 두 세명을 끌고 다닌다. 틈이 생기면 탁월한 드리블 능력을 앞세워 상대를 순식간에 제쳐버린다. 이강인이 국지전에서 우위를 점하자 다른 쪽에 공간이 생기고, 이는 찬스로 연결되고 있다.

후방으로 내려가면, 레벨이 다른 넓은 시야와 창의성으로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강인은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탁월한 감각과 지능으로 공격의 속도를 높인다. 기회가 생기면 주저 없이 슈팅을 날린다.

이강인의 존재로 한국 A대표팀은 이전과 좀 다른 공격 패턴이 가능해졌다. 속도를 붙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손흥민과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이 공을 주고받으며 기회를 만들어내는 장면이 점점 늘고 있다. 이강인 정도의 천재라면 공격의 무게추가 그에게 쏠리기 마련인데, 손흥민이라는 존재감으로 적절한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다. 여기에 황희찬 조규성까지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강인이라는 특급 테크니션의 존재로, 한국축구는 64년만의 아시아 정상의 꿈을 키우고 있다.

올해 이강인은 많은 것을 이뤘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성공했다. 기대했던만큼의 맹활약은 아니었지만 금메달에 일조했다. 이강인은 소속팀 복귀 직후 구단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는 "파리(구단)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아시안게임에서 목표였던 금메달을 들고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구단과 기나긴 차출 협의 끝에 9월21일 황선홍호에 합류해 한국의 3연패에 일조했다. 한-일전 결승전 승리로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혜택을 받았다. 20일 팀에 합류해 동료들로부터 환영의 뜻을 담은 '인디안밥'이 행해졌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도 직접 이강인의 등을 두드렸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이후 A대표팀에 합류해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튀니지와 A매치 친선전에서 2골, 베트남전에서 1골을 기록했다. 튀니지전은 A매치 데뷔골이었다. 이강인은 출전하는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만 하더라도 대표팀의 핵심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던 이강인이지만, 클린스만 감독 체제하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부터 대표팀까지 최고의 10월을 보냈다. 뿐만 아니었다. A매치에 이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데뷔골을 폭발시켰다. 이강인은 AC밀란과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44분 쐐기골을 폭발시켰다. 국가대표와 UCL이 꿈이었던 '슛돌이'는 10월 이 모든 꿈을 이뤄냈다. 이강인 역시 자신의 SNS에 프랑스어로 '파리에서의 마법 같은 밤!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자'고 썼다. 이강인은 이후 PSG에서도 사탕 같은 패스를 음바페에 보내며 리그1 입성 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데 이어,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이후 이강인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대표팀에서도 이제 에이스로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클린스만식 자유 축구의 핵심으로 평가받았다. '해줘 축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이강인이 풀어줘야 공격이 풀렸다. 이강인은 6일 열린 이라크와의 최종 평가전에 나섰다. 이날 경기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모의고사였다. 당초만 하더라도 슈퍼컵의 여파로 출전이 불투명했다. 후반 클린스만 감독은 최정예 자원을 총출동시켰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조규성을 투입시켰다. 판타스틱5가 투입되자 확실히 공기가 달랐다. 베스트 자원이 나서자, 무게감 있는 움직임으로 이라크를 괴롭혔다.

핵심은 이강인이었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선 이강인은 특유의 발재간과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다. 세트피스에서도 날카로운 킥으로 연신 공격수의 슈팅을 이끌어냈다. 물론 소속팀 경기를 치른지 얼마되지 않아 100%의 컨디션이 아니라, 평소보다는 터치가 좋지 않았다. 한두차례 볼을 뺏기는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날 가장 날카로운 선수는 이강인이었다. 한국의 공격이 살아난 시점에는 어김없이 이강인의 패스, 슈팅, 움직임이 있었다.

백미는 후반 20분이었다. 이강인 손흥민 콤비가 번뜩였다. 이강인의 기가막힌 스루패스가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잡아 골키퍼와 맞섰다. 손흥민이 골키퍼를 제쳤지만, 손끝에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땅을 쳤다. 느린 장면에서 명확히 터치가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장면이었다. 손흥민의 움직임도 좋았지만, 이강인의 패스가 단연 빛난 장면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내내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은 이라크전 포함,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무려 20골을 폭발시켰는데 중심에는 이강인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초반 과도기를 딛고 선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살려준 축구로 재미를 보고 있는데, 역시 이강인의 플레이를 살려준게 컸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른 선수들의 장점을 적극 살리고 있는데, 이강인이 가장 큰 수혜를 보는 모습이다. 자유롭게 플레이할때 가장 빛나는 이강인이 훨훨 날고 있다. 이강인이 터지자 덩달아 한국의 공격도 살아나고 있다. 이날 이라크전도 그랬다.

손흥민 못지 않게 이강인의 활약이 커지자, 상대의 경계도 커지고 있다. 이날 후반 이강인은 상대 신경전에 말리며 퇴장을 당했다. 이번 대회 내내 이강인에게 견제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부분을 잘 넘기는게 중요하다. 자칫 이날처럼 말리기도 한다면, 이강인 개인에게도, 한국축구에게도 치명타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평가전에서 좋은 약을 먹었다. 보다 여유를 갖고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 누가 뭐래도 클린스만호의 에이스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의 절친 구보도 선정됐다. AFC는 '구보는 통산 5번째 아시안컵을 노리는 일본 대표팀 핵심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3일 축구 선수들의 시장 가치를 전문으로 다루는 유럽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의 발표에 따르면, 아시아 선수 중 구보의 시장 가치가 6000만유로(약 860억원)로 가장 높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 역시 6000만유로로 평가됐지만, 트랜스퍼마르크트는 구보를 1위에 뒀다.

구보는 올 시즌 레알 소시에다드의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6골-3도움,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오른쪽 날개로 평가받을 정도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신동으로 평가받으며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성장한 구보는 레알 마드리드, 마요르카, 비야레알, 헤타페 등을 거쳐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기량이 만개한 모습이다. 특히 구보는 이강인과 동갑내기 절친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둘은 바르셀로나-발렌시아 아카데미에서 성장하며 라이벌로 평가 받았지만, 마요르카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절친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격돌하게 돼 다시 한번 둘의 관계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구보는 지난 10월 5000만유로(약 717억원)의 몸값을 기록했지만, 20% 가까이 오르며 아시아 톱 자리를 찍었다.

구보는 최근 리그 경기 도중 허벅지를 다쳤다. 그는 아시안컵 출전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로 비판을 받았지만, 일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 중 하나다. 구보는 "내 급여를 주는 곳은 (대표팀이 아니라) 소속팀이다. 아시안컵에 나서는 것이 아쉽다"라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일단 대표팀에 합류한 구보는 출전 시기를 지켜볼 전망이다. 일본은 구보 뿐만 아니라 미토마 가오루까지 현재 부상 중이다. 이 때문에 선수단 안팎에서 우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U-20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자심, U-20 아시안컵 MVP에 오른 파이줄라예프, 조호르의 에이스인 아이만 등도 주목할 선수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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