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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소심 연출가' 김용완이 설경구X김희애와 각잡고 끌어올린 '정치 도파민' 넷플릭스 '돌풍', 어떤 맛?

조민정 기자

입력 2024-07-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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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심 연출가' 김용완이 설경구X김희애와 각잡고 끌어올린 '정치 도파민…
'돌풍'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이 박경수 작가와의 호흡을 비롯해 설경구-김희애의 캐스팅 일화와 촬영장 비하인드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용완 감독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돌풍'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이야기.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은 코미디부터 미스터리 스릴러까지 장르적 한계 없이 섬세한 연출을 선보이며 영상적 기교보다는 탄탄한 대본과 인물들 그 자체에 오롯이 집중해 시청자들을 단박에 극으로 몰입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돌풍'은 공개 직후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용완 감독은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던 설경구와 김희애 배우의 캐스팅과 관련한 일화를 전했다. 그는 "김희애 배우가 박경수 작가님의 대본에 대한 애정이 굉장하셨고, 가장 먼저 캐스팅되셨다"면서 "이후 좋은 대본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직접 설경구 배우에게 대본을 전달해주시면서 기적 같은 캐스팅이 완성됐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좋은 대본에 훌륭한 배우들이라니, 연출자 입장에서 믿기지 않았고, 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작품 공개 직후 주변의 반응에 대해서는 "떨리는 마음이 커서 일일이 반응을 찾아보고 있지는 않지만 좋은 이야기들을 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박경수 작가님 작품을 오랜 시간 기다렸던 팬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팬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용완 감독은 연출자의 꿈을 키우게 된 작품으로 설경구 주연의 영화 '박하사탕'을 꼽아 주목됐다. 그는 "'박하사탕' 속 설경구 배우의 연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였고, 당시 영화 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다줬다"며 "(설경구가)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너무 놀랐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드라마에 도전하실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서도 꿈인 지 현실인지 모를 정도였다. 촬영을 하면서 1년 여 간 같이 생활을 했는데 정말 소탈하시고 수줍으시다. '천상 배우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우상이었던 사람이 현실에 내려와 발을 디디고 계시다는 것도 놀라웠고, '배우'라는 직업의 기준이 되어주시는 것 같았다. 연출자로서의 저도 한층 더 성장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희애의 연기 열정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김희애의 극 중) 대사량이 엄청 많았음에도 NG가 거의 없었다. 여러 신 가운데 어떤 버전을 택해야 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지 골라야 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작품 자체를 너무 사랑하시는, 소녀 팬 같은 마음으로 임해 주셔서 든든한 동지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를 소재로 다루는 드라마의 특성 상 진입 장벽이 높고, 글로벌 차원에서 공개되는 콘텐츠인 만큼 해외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어필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용완 감독은 "시대나 배경적 장치보다는 한 인간이 가진 신념과 그에 대한 몰락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적인 측면에서 (그와 같은 우려를) 정제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부분들도 분명 있다. 현대사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해석적인 부분은 오롯이 시청자 분들의 몫으로 남겨 두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까. 또 좋은 작품은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돌풍'이 어떻게 회자되었으면 하는 지 묻자 그는 "장르적 재미로 시청을 시작하게 된 분들이 종국에 가서는 정치적인 고민과 관심을 가지게 되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운이 남는, 잔향이 짙은 작품으로 시청자 분들의 기억 속에 남았으면 좋겠다. 일단 한 번 시청을 시작해 보신다면 그 잔향이 무엇인지 알게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시해를 둘러싼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의 갈등과 정치판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강렬한 사건들을 밀도 있게 담아낸 '돌풍'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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