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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빨간머리+덧니' 과감 변신에도…'세기말' 이유영 "전혀 두렵지 않아" (종합)

안소윤 기자

입력 2024-01-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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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머리+덧니' 과감 변신에도…'세기말' 이유영 "전혀 두렵지 않아"…
사진 제공=에이스팩토리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이유영이 영화 '세기말의 사랑'을 통해 여러 형태의 사랑을 보여줬다. 단순히 남녀 관계뿐만 아니라, 친구와 가족 간의 사랑도 깊이 있게 담아내며 관객들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24일 개봉한 '세기말의 사랑'은 세상 끝나는 줄 알았던 1999년, 짝사랑 때문에 모든 걸 잃은 영미에게 짝사랑 상대의 아내 유진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상하고 사랑스러운 뉴 밀레니엄 드라마로, 임선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간호중'(2021) 이후 약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유영은 "요즘 영화가 너무 귀하다 보니, 작품을 개봉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인 것 같다"며 "영화가 생각보다 더 경쾌하고 사랑스럽게 잘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영화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소속사를 통해 시나리오를 봤는데, 인트로 부분이 장난 아니었다. 한 10~15분 분량이 정말 영화처럼 비현실적이더라. 이후 감독님의 전작 '69세'를 찾아봤는데, 작품이 너무 좋았어서 출연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극 중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미쓰 세기말 영미를 연기한 그는 본인과 캐릭터의 비슷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유영은 "어린 시절 저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다. 사회성이 부족해서 친구가 없었고, 중학교 땐 복도에 지나가는 친구들 눈도 못 마주쳤다. 특히 수련회에서 장기자랑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많이 동경하기도 했다. 지금의 저랑은 완전히 다르다. 그때 당시 억눌렸던 것들이 연기를 통해서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작품을 보고 아쉬운 점이 없는지 묻자, 이유영은 "영미가 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않는지, 책임지지 않아도 될 가족까지 부양하면서 꿋꿋하게 버티는지 잘 몰랐다. 주변 사람들이 영미를 보고 수군거리면서 놀리기도 하고 안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나. 그걸 영미가 자초해서 만든 것 같았다. 일부러 교도소 출소하기 전과 후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밝고 사랑스럽게 연기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통해 원래 영미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들더라. 그래도 많은 분들이 영미의 부족한 점까지 사랑스럽게 봐주시고 칭찬해 주셔서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본인이 생각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예전에는 로맨틱한 운명 같은 사랑이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더라. 저에게 사랑은 없어서는 안 될 산소 같은 중요한 요소다. 저희 영화에서는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우정,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등이 나온다. 아마 관객들도 작품을 보시면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유영은 작품 속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빨간 가발과 덧니를 착용하여 색다른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이에 그는 "영미는 사람들로부터 숨어 지내고 싶어하는 큰 콤플렉스를 지닌 인물이지 않나. 그런 콤플렉스를 표현하기 위해 얼굴에 광대를 붙인다 던지 특수분장을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그건 저만의 꿈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점점 캐릭터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도 떠올렸다. 이유영은 "처음에 덧니를 꼈을 땐 발음이 다 새더라. 일부러 발음 연습을 하려고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끼고 있었다. 하도 연습하다 부러지고 해서 제 치아 맞게 덧니 모형을 10개 정도 맞춰놨었다. 촬영하면서 먹는 장면에서도 같이 씹혀서 빠지고 하더라. 이렇게 덧니를 착용하고서는 절대 연기를 못할 것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나중에는 다 적응이 됐다. 그래도 어눌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서 고민이었는데, 감독님이 오히려 그걸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편하게 연기했다"고 만족해했다.

마지막으로 이유영은 배우로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했던 걸 하는 것보단 안 하던 걸 하는 게 더 재밌는 것 같다. 외적으로도 당연히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캐릭터로서 망가지는 거니까 괜찮다. 예전에는 제 모습이 화면에 나오는 걸 견디질 못했다. 계속 '모니터링해야지'하고 보는데도 저도 모르게 눈을 돌리게 되더라. 근데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용기도 많이 생겼다. '부족하면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게 됐다"고 고백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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