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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오스카 수상 후 주연 제의? 씁쓸해"…윤여정, '도그데이즈'로 보여준 초심(종합)

안소윤 기자

입력 2024-01-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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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 수상 후 주연 제의? 씁쓸해"…윤여정, '도그데이즈'로 보여준…
사진 제공=CJ ENM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윤여정이 영화 '도그데이즈'를 통해 새해 극장가를 힐링 에너지로 가득 채운다. 작품 안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로 분해 본연의 매력을 십분 발휘할 예정이다.



오는 2월 7일 개봉하는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영웅'(2022), '그것만이 내 세상'(2018) 조연출 출신 김덕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2021)에서 따뜻한 힘을 지난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어 애플TV+ 드라마 '파친코'(2022)에서는 노년 시절 선자를 연기하며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후 그는 약 4년 만에 영화 '도그데이즈'로 국내 스크린에 복귀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그는 "아무래도 아카데미 수상 이후 평소보다 작품이 많이 들어왔다. 그동안 주인공으로 섭외 들어올 기회가 없었는데, 갑자기 많이 들어오는 거 보고 약간 씁쓸했다. 나는 바뀐게 없고 오랫동안 제자리에 계속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주인공을 맡는다는 건 엄청난 책임감을 요하는 거다. 단 한 번도 나 자신을 '흥행 배우'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서 굳이 위험한 도전을 하고 싶지 않았다. 김 감독이 19년 동안 조감독 생활 했다고 하는데, 속으로 '(김 감독이) 날 필요로 한다고 하면 꼭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 그때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곧 입봉 한다고 하더라.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지만, 오로지 김 감독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본 김 감독에 대해선 "참을성이 없는 나를 많이 위로해 줬다. '감독으로서 입봉 하기 위해 이렇게 참고 사는구나' 했다. 또 인품이 너무 좋았다. 촬영장에서 재주 많은 사람, 예쁜 사람 다 봤는데 역시 인품이 제일 중요하더라. 아무래도 많은 경험들이 쌓여서 그런지 자기가 원하는 신을 완벽히 알아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더라. 콘티도 정확히 짜서 하고 일을 효율적으로 잘 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여정은 tvN 예능 '꽃보다 누나'와 '윤식당' 시리즈, '윤스테이' 이후 오랜만에 나영석 PD와 재회하기도 했다. 작품 개봉을 앞두고 유튜브 채널 십오야 '나불나불'에 출연해 솔직한 입담을 뽐냈다. 이에 그는 "나영석 PD는 여우 같다"며 "워낙 오랫동안 봤으니까 편하다.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나를 캐스팅하기 위해 쏟았던 노력은 이로 말할 수가 없다. 그때 많은 점수를 따서 '꽃보다 누나'에 출연하게 된 거다. 지금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사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불나불' 촬영했던 날도 수다를 너무 많이 떨었다. 나 PD에게 '다 찍었니?'라고 물어보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 찍었다고 알아서 편집을 잘해서 내보내겠다고 하더라. 저는 공과 사 구분 없이 막 그냥 수다를 떨어서 촬영한 줄도 몰랐다"고 편안했던 분위기를 떠올렸다.

추후 나 PD와 예능 촬영 계획에 대해서는 "저보고 '윤식당' 계속하라고 하면 노인학대로 걸린다. 이건 가짜로 찍을 순 없지 않나. 그래도 나 PD가 작은 아들에게 '어머니 건강을 생각해서 삼가고 있다'고 말해줘서 큰 감동을 받았다더라. 왠지 그 말도 나 감동 주려고 일부러 계산적으로 했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윤여정은 선배 김영옥, 나문희와 극장가에 동시 출격하게 됐다. 김영옥과 나문희는 영화 '소풍'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그는 "영옥 언니는 내 롤모델이다. 내가 만 나이로 76세이고, 영옥 언니가 나보다 10년 위인데 이렇게 장시간 동안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이후 두 작품이 같은 날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큰일 났네. 라이벌이네"라고 호쾌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서로 잘 되면 좋겠다. 문희 언니와 영옥 언니가 참여하는데 BEP(손익분기점)은 뛰어넘지 않겠나. 나도 이렇게 김 감독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애정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침체돼 있던 극장가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여정은 "한국 영화가 점점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렵게 사는 사람이라 그게 잘 이해가 안 간다. 요즘 상업영화 손익분기점이 100억이 넘는다는데, 그런 숫자가 놀랍다. 그걸 다 뽑아내려면 얼마나 해야겠나. 우리 때 좋은 영화는 입소문만으로 평가받던 시절이었다. 사실 홍보를 많이 하게 되면 포장에 돈을 너무 많이 쓰게 되는 게 아닌가. 그 대신에 영화 내용을 더 알차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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