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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호 특집]H·O·T·젝키→뉴진스·제베원…30년 K팝 아이돌史

백지은 기자

입력 2024-01-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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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젝키→뉴진스·제베원…30년 K팝 아이돌史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현재 K팝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로 발돋움 하고 있다. '꿈의 장벽'이라 불렸던 빌보드 차트는 K팝 가수들의 단골 공략지가 됐고, 미국 유명 TV 프로그램이나 권위 있는 시상식, 전세계 유명 페스티벌에서도 K팝 가수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K팝 영광의 시작은 약 30여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H.O.T를 시작으로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클릭비, god 등이 잇달아 데뷔하며 '아이돌'이란 개념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H.O.T 이전에도 대중문화의 판도를 바꾼 서태지와 아이들을 필두로 듀스 노이즈 등 팬덤을 몰고 다니는 그룹은 있었다. 하지만 이들과 '1세대 아이돌'을 구분 짓는 큰 차이는 기획사의 전략적인 프로듀싱 하에 만들어진 팀이라는 것.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동한 이들은 기성세대의 억압과 규제에 반발하며 자유를 갈망하는 10대 또래 문화를 겨냥한 콘셉트와 음악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팬들은 이들을 우상시하며 동경의 대상으로 삼았다.

2004년 동방신기가 데뷔하면서 K팝 아이돌 문화는 2세대로 넘어갔다. 1세대와 구분되는 2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한류의 시작'이다. 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 카라 원더걸스 등 2세대 아이돌은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과 미국 시장에까지 손을 뻗치며 한류의 부흥을 이끌었다. 음악적으로도 1세대와 2세대는 차이를 보인다. 1세대가 사회 비판적인 노래와 신비주의 콘셉트를 유지했다면, 2세대는 중독성 있는 후크송과 포인트 안무로 대중성을 강조했다.

2012년 엑소, 2013년 방탄소년단의 데뷔로 아이돌 시장은 3세대로 이동했다.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아이돌 시장에서 3세대가 선택한 전략은 바로 '세계관'으로 대변되는 스토리텔링과 '글로벌 전략'이다.

엑소가 '초능력' 세계관으로 기존 아이돌과 차별화된 기획을 선보이고, 방탄소년단이 성장 서사를 담은 '화양연화' 시리즈 등으로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자 후발주자들도 잇달아 세계관 콘셉트를 내세워 마케팅에 나섰다.

이와 함께 3세대는 '소통 전략'을 가장 잘 사용한 세대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래 꾸준히 SNS 활동과 자체 콘텐츠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무적의 아미 군단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전폭적인 무한지지를 보내며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스타로 성장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이런 기조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이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아이돌 그룹은 그동안 지켜왔던 신비주의 콘셉트에서 완전히 벗어나 팬들과 함께 소통하며 성장하는 대중친화적 포켓돌 콘셉트로 전향했다.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4세대의 문이 열렸다.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장벽을 깨부수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트레저 엔하이픈 등 후배 아이돌 그룹의 해외 진출이 이어졌다. 이들은 3세대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데뷔 전부터 SNS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글로벌 팬덤을 확대해나갔고, 다양한 현지화 전략과 월드투어로 팬심을 공략했다.

또한 뉴진스 르세라핌 아이브 에스파 (여자)아이들 등 고급화 전략에 기반을 둔 걸그룹 전성기도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해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결성된 제로베이스원을 기점으로 5세대가 시작됐다. 5세대는 코로나19 암흑기의 종료를 알리는 세대로, 코로나19 때문에 팬들과 직접 만나지 못했던 4세대와 달리 팬들과 대면하며 빠르게 팬덤을 확보해나갔다. 제로베이스원과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라이즈가 데뷔 앨범으로 밀리언 셀러를 기록했을 정도로 이들은 강력한 파급력을 보인다. 다만 다른 세대가 세대별로 뚜렷한 음악적, 콘셉트적 차이를 보인 것과 달리 아직 4세대와 5세대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숙제는 5세대가 해결해야할 문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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