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MBC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그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여러번 있었는데 다 날렸다. 이선균의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 비노출 출석을 거절한 경찰은 극장식 보여주기 수사로 고인에게 절망과 공포를 안겨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70일, 고(故)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시간"이란 특집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PD수첩' 측은 인천경찰서에 고 이선균 측이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던 사실을 취재했고, 인천경찰서는 "고 이선균 씨 측에서 변호인을 통해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 비노출 출석을 요청한 사실은 있다"라면서도 "이에 대해 경찰에서는 '지하를 통해 이동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음'을 설명했고 변호인도 이에 '알았다'고 답한 사실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업계 전문가들 인터뷰를 통해 과도한 여론몰이와 무혐의 추정의 원칙이 깨진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한 현직 경찰은 3차례 모두 마약 투약 음성 판정을 받고 소변, 모발, 체모에서 마약 성분이 나오지 않았던 이선균에 대해 "한계가 존재하는데 그 기간 동안에는 투약을 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 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 또한 "체모 검사에서 마약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는 게 맞았다고 본다. 수사 기밀 유출을 통해서 여론의 관심을 받고 한편으로는 유죄를 밝혀야 된다는 압박감 ??문에 멈출 수 없는 기차가 된 것이 아닐까"라고 의견을 냈고, 또 다른 전문가는 "공개 소환은 공인이 공적 지위를 이용해서 부정부패한 일을 했다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살펴 볼 필요가 있지만 유명인은 대중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측면은 있지만 알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선균의 경찰 소환 조사 당시 영상을 본 심리학자는 "성실하게, 진솔하게라는 단어를 쓴다. 객관적이고 신뢰롭게 진술하면 자기의 진정성이 드러날 거란 기대를 한 것 같다. 하지만 3차 조사 이후엔 그러지 못할 거란 불안이 강도 높게 고조돼 있다"며 "1차보다는 3차 때 조금 더 화가 난 느낌이다. 처음으로 본인 의견을 냈고,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본인이 포착했을 듯하다. 성실하고 진솔하게 해도 균형이 안 맞을 거라는 공포가 이 사람이 절망하게 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