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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외계+인' 2부? 날 구원해준 영화"…최동훈 감독의 6년 여정 마침표 (종합)

안소윤 기자

입력 2024-01-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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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 2부? 날 구원해준 영화"…최동훈 감독의 6년 여정 마침…
사진 제공=CJ ENM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영화 '외계+인' 2부는 최동훈 감독에게 가장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남게 됐다. 전편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1년 6개월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 그가 오로지 이 영화만을 위해 쏟아낸 뜨거운 열정을 고백했다.



지난 10일 개봉한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1부에 이어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24년 새해 극장가의 포문을 연 최 감독은 "신기하다. 후반 작업을 끝낸 지 한 달 채 안 됐다. 저는 영화를 150번 정도 봤으니까, 아직도 일하고 있는 느낌이 들고 작업을 끝냈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관객들이 보신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뛴다. 영화 '타짜'는 후반 작업을 3주간 했는데, '외계+인' 2부는 1년 반 동안 했다. 물론 이 기간이 길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매일 쌀을 수확하는 농부의 마음과 같았다"고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22년 여름 개봉한 '외계+인' 1부는 누적 관객수 153만 명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OTT 플랫폼 공개 이후에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으며, 개봉 때와는 반전된 분위기로 이어졌다. 최 감독은 "영화라는 건 완벽하거나 마냥 좋았다고는 할 순 없는 거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지금 보면 다시 찍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사실 저는 '호불호 많이 갈린다'는 평이 가장 무섭다. 1부는 흥행이 안 됐고,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도 많이 갈리지 않나. 그전에도 2부 작업을 조금 해놓긴 했지만,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란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근데 신기하게도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재밌고 좋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되더라. 마치 도 닦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보면 2부는 저 자신을 구원해 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최 감독은 '외계+인' 시리즈를 함께 한 모든 배우들을 짝사랑하듯 애정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들은 보통 배우들에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사랑에 빠지면서 끝난다. 그만큼 무르익게 되는데, 이 영화는 배우들이 촬영을 끝낸 지 벌써 2~3년이 다 되어간다. 보통 행사가 있어야만 배우들을 만나니까, 촬영을 끝내고 나면 자주 볼 기회가 없다. 그 배우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너무나 사랑했다"고 털어놨다.

먼저 김우빈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원래 저랑 영화 '도청'을 하려고 하다가 못했다. 김우빈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하자고 했다"며 "이후에 우빈이가 점점 근육이 붙고 있다고 해서, '외계+인' 썬더 역할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원래 과묵한 캐릭터는 잘 안 쓰는 편인데, 썬더는 아이를 데려와서 키우는 느낌이 들었다(웃음). 김우빈처럼 멋있게 생기면 연기를 잘 안 해도 되는데, 점점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도 한 번 더 하겠다고 하더라.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한다. 아무리 촬영이 힘들어도 전혀 불만이 없다. 원래도 좋은 사람이었는데 더 좋은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 영화는 김우빈의 건강을 되찾는 과정을 함께 했기 때문에 더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극 중 이안을 연기한 김태리에 대해선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아가씨'를 보고 배우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며 "워낙 술을 잘 안 먹고, 낯도 가리고 하는데 처음에 이 영화를 하자고 했을 때 흔쾌히 받아준 게 고마웠다. 김태리는 촬영이 끝났을 때 바로 집에도 안 가고 의상 그대로 입고 편하게 있다가 간다. 그러고선 저한테 영화 전반적인 것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어 류준열을 향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류준열은 굉장히 똑똑하다. 굳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다 안다. 액션 연기를 할 때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무륵이 영화 '전우치'의 강동원만큼 까불진 않지만, 붕 떠 있는 캐릭터이지 않나. 류준열은 자기가 연기한 캐릭터가 정말로 재능이 있는 도사인지, 아니면 무의식 속에서 재능이 없는 걸 알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더라. 그런 부분들까지 혼자 세심하게 고민하고 연기하는 친구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최 감독은 '외계+인' 2부를 기다린 관객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외계+인' 시리즈만 6년 동안 작업을 했는데, 막상 개봉을 하고 나면 잘 못 빠져나올 것 같다"며 "1부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 2부 오프닝에 담긴 요약본만 6개월간 만들었다. 굳이 1부를 보시지 않더라도, 2부를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외계+인' 2부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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