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호텔리어는 돈이 목적 아냐"..호텔CEO 발언에 MZ세대 발끈한 이유 [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고재완 기자

입력 2024-01-08 07:12

more
"호텔리어는 돈이 목적 아냐"..호텔CEO 발언에 MZ세대 발끈한 이유


[고재완의 전지적 기자시점] MZ세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자주 들리는 시대다. MZ세대가 그만큼 세대 변혁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졌다는 말이다.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뚜렷한 차이점을 보인다. 특히 직장 생활에 있어서 MZ세대는 기성 세대와 판이하게 다르다. 야근과 회식을 당연한 듯 여기고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에 뼈를 묻는다'는 식의 강요(?)는 통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사당귀)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보스들의 꼰대력을 측정해 MZ세대에 통하는 모습으로 변화시켜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사당귀'는 MZ세대의 분노(?)를 폭발시킬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구랍 31일 방송한 '사당귀'에는 김헌성 세인트존스호텔 CEO가 '찾아가는 채용설명회'를 가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호텔리어를 꿈꾸는 학생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였다.

이날 방송에서 자신을 호텔조리학과 1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호텔업계 초봉이 낮다고 들었는데 요즘에 밥 한 끼만 먹어도 1만원이 넘는 시대다. 혹시 초봉은 얼마나 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초봉이 높지 않다. 돈이 목적이라면 호텔보다는 지금이라도 다른 직업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부동산이나 심지어 주식도 공부하면 도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총지배인과 부장님들은 인생의 목적이 첫 번째는 돈이 아닐 것"이라며 "그렇다면 여기 이렇게 오래 근무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호텔에서 일하는 것 자체로 자부심을 느끼는 분들이 아마 이 분들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스튜디오에서 MC 김희철이 "그럼 호텔리어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김 대표는 "자부심"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자부심'과 '돈' 중 다른 패널들은 모두 '돈'을 택해 웃음을 샀다.

김 대표의 발언은 방송 후에도 큰 후폭풍을 낳고 있다. 방송 후 네티즌들은 "단지 초봉이 얼마냐고 물었을 뿐이다" "초봉을 물었다고 열정이 없는 것처럼 매도했다" "무조건 호텔리어 자부심을 강요하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다" "열정페이의 또 다른 모습인 듯"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본인부터 연봉 받지 말고 자부심만 갖고 일해라"며 맹폭을 퍼부었다.

"일한 만큼 보상 받아야한다"는 것은 MZ세대의 철칙이다. 하다못해 편의점 알바를 하다 무단퇴사해도 주휴수당과 일한 만큼의 시급은 반드시 챙기는 것인 MZ세대 그중에서도 '젠지(GenZ)'다.

때문에 이같은 에피소드에 대해 "'MZ' 'MZ' 하면서 'MZ'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초봉이 낮은 것을 부끄러워해야하지 않나. '지금은 초봉이 낮지만 여러분과 함께 호텔을 성장시켜 연봉을 올리도록 노력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다면 이런 역풍은 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지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최고 연봉을 받는다는 한 호텔의 평균 연봉도 해당 그룹사 평균 연봉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만큼 호텔업계 연봉이 낮다는 의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