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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쁜 드레스 보면 김혜수 생각 나"…정윤기, 영원히 '스타일리스트'로 불리고 싶은 이유 (인터뷰)

안소윤 기자

입력 2024-01-0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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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드레스 보면 김혜수 생각 나"…정윤기, 영원히 '스타일리스트'로…
정윤기 스타일리스트. 사진 제공=인트렌드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대한민국 대표 스타일리스트이자, 최고의 패션의 아이콘."



정윤기(인트렌드·52) 대표의 이름 앞에 늘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1994년 광고 스타일리스트로 시작해 어느덧 30주년을 바라보고 있는 그가 수많은 별들을 탄생시킨 아티스트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했다. 특히 '25년 절친' 고소영부터 전지현, 손예진, 공효진, 정우성, 차승원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들도 그의 손을 거쳐 스타일링을 완성한 만큼, '스타일 메이커'로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정 대표는 지난 30년간 청룡영화상 MC 자리를 지켜온 안방마님 김혜수의 피날레를 함께 장식하며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그는 "김혜수와 일로 처음 만났지만,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왔다"며 "얼마 전 청룡영화상 뒷풀이를 하려고 모였는데, '청룡'으로 시작해서 '청룡'으로 이야기가 끝났다. 그 짧은 순간에 함께 일을 했던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 매년 11월마다 열리는 청룡영화상을 위해 항상 1년 전부터 드레스를 준비해 왔다. 시즌별로 새로운 컬렉션이 나오면 김혜수를 위해 상품을 미리 예약했다. 예쁜 브랜드의 드레스만 보면 '꼭 이번 청룡영화상 때 입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청룡영화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이지 않나. 축제의 주인공인 그녀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룩을 선보이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간 노력의 결과물들은 김혜수의 매끄러운 진행력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레드카펫부터 1, 2부 본 시상식까지 그가 착용한 화려한 드레스들은 현장에 있던 영화인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정 대표는 "김혜수는 안정적인 진행 실력은 물론, 드레스를 입는 톤 앤 매너까지 완벽했다. 드레스를 고를 때 단순히 예쁜 디자인이 아닌, 여배우로서 당당한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의상을 택했다. 예전에는 김혜수 특유의 섹시하고 고혹적인 이미지를 잘 살릴려고 했다면, 이번엔 영화 시상식을 30년 동안 이끌어온 주인으로서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골드라인 드레스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청룡 여신' 김혜수와의 작업은 더할 나위 없는 특별한 선물이자,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도 했다. 그는 "김혜수의 마지막 진행을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시상식이 끝난 뒤, 저희끼리 만든 '청룡' 단체 메신저 방에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서로에게 아낌없이 이야기했다"며 "만약 나중에 수상 후보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느낌이 완전히 다를 것 같다. 보통 배우들은 드레스를 한 벌 입는데, (김혜수는) 3~4벌 정도 착용하지 않았나. 그만큼 청룡영화상과 함께 해왔던 지나온 시간들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김혜수는 사실 일할 땐 카리스마 넘치고 프로페셔널하지만, 평상시에는 인간적이면서도 귀엽고 따뜻하다(웃음). 저한테 엽서 카드를 써줬는데, 마음이 뭉클해져서 그날 저녁에 바로 침대 옆에 뒀다. 저뿐만 아니라 함께 일한 스태프들까지 잘 챙겨줬다. 그들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담아 머플러를 선물해 줬다"고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도 정 대표와 떼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2023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그는 "제가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성경, 수현, 나나, 진기주 등 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이는 건강한 모델테이너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슈퍼모델 선발대회 출신 배우들과 일을 하고 있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한 해 동안 바쁘게 달려온 정 대표는 여러 패션 브랜드들과의 협업부터 CJ온스타일과 'YK's PICK'를 선보이는 등 굵직한 일들을 도맡아 해왔다. 그는 "패션 분야 외에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책임지는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었다. 그동안 배우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들을 시청자들에 직접 소개하면 좋을 것 같더라. 단순히 유행하는 스타일링을 설명하기보다는, 제가 직접 먹어보고 입어본 것들을 알려줄 수 있는 스타일 마스터로 활동하고 싶다. 요즘에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패션 드라마다. 해외에서는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리즈나 '섹스 앤 더 시티' 시리즈 등 정석적인 패션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지 않았나. 한국에서도 이런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2024년 목표에 대해 묻자, 그는 여전히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로 불리고 싶다고 답했다. 또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가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땐 감각적으로 타고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는데, 오로지 감각만으로 되는 게 아니더라. 여기에 노력과 성실함까지 갖춰야 스타일리스트로서 발전하게 된다. 저 역시 지금의 자리에서 만족하기보다는 꾸준히 노력하고 싶다. 최근에는 많은 아이돌 스타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또 다른 흥미를 느끼게 됐다.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와 현진, 더보이즈 영훈 등과 일을 하면서 소통이 잘 돼서 즐거웠다(웃음)"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장 곳곳에서 고생하고 있을 후배 스타일리스트들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한민국 스타일리스트 혹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전 세계적으로 K패션을 주도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블랙핑크,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등 아이돌 스타들이 K팝의 아이콘이 된 것처럼, 후배 스타일리스트들도 멋진 활약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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