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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최하위 후보→6강 다크호스. '태풍의 눈' 가스공사, KT마저 제압, 4연승. 가스공사 '득점기계' 배스 어떻게 제어했나

류동혁 기자

입력 2024-01-1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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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하위 후보→6강 다크호스. '태풍의 눈' 가스공사,  KT마저 제압,…
사진제공=KBL

[대구=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만만치 않을 겁니다."



경기 전 대구 한국가스공사 강 혁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가스공사는 수원 KT에게 3연패. 모두 10점 이상 패배, 철저하게 당했다. 시즌 초반 가스공사의 전력은 불완전했다. 에이스 김낙현이 없었고, 기대를 모았던 아이재아 힉스가 정규리그 시작 전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다. 결국 혼란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현 시점은 다르다. 강 감독의 탄탄한 지도 아래 팀 골격이 갖춰지고 있다. 앤드류 니콜슨과 듀반 맥스웰이 외국인 선수진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고, 에이스 김낙현도 무릎 부상을 안고 있지만, 위력을 보이고 있다. KT는 허 훈이 없는 상황이다.

가스공사가 결국 올 시즌 KT전 첫 승을 따냈다.

가스공사는 18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T를 80대69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11승20패를 기록한 가스공사는 정관장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6위 현대모비스와는 4게임 차로 추격. 최하위를 걱정하던 팀이 6강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KT는 19승12패로 공동 3위.

▶전반전

가스공사 선수들의 움직임에 절실함이 있었다. 니콜슨을 중심으로 한 공격력은 밑 작업이 디테일했다. 경기 전 "니콜슨에게 외곽보다는 골밑 비중을 높여달라고 했다"고 강 감독은 말했다.

KT는 1옵션 외국인 선수 패리스 배스가 절정이다. 하윤기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포스트 수비가 약한 게 사실이다. 세로 수비는 좋지만, 포스트에서 몸싸움에 의한 차단 능력은 떨어진다. KT의 보이지 않는 아킬레스건이다.

니콜슨이 골밑을 집요하게 공략하기 시작했다. 배스와의 1대1에서 자신감이 있었다. 가스공사는 3점슛이 잇따라 불발됐지만, 코너에서 박지훈이 결국 터뜨렸다. 12-5, 가스공사의 리드, KT의 작전타임.

작전 타임 이후 KT는 한희원이 3점포를 터뜨렸다. 올 시즌 KT의 3&D 자원으로 상당히 강력한 수비력과 좋은 3점슛 능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다.

단, 가스공사는 벨랑겔이 나섰다. 파울을 유도했고, 자유투 득점, 그리고 전광석화같은 속공으로 득점을 터뜨렸다. 16-8, 8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여기에서 양팀의 수비 매치업 특징 하나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양팀 외국인 선수는 배스와 니콜슨, 리그 최고 공격력을 지닌 선수다. 가스공사는 신승민을 배스에게 붙였다. 몸싸움에 능한 신승민을 붙이고, 배스의 외곽을 봉쇄하려는 의도, 골밑으로 들어갈 경우 헬프 디펜스 포지션을 만들어서 견제. 반면, KT는 하윤기와 문성곤 한희원이 있지만, 니콜슨과의 포스트 업 몸싸움에서는 밀린다고 판단. 배스에게 맡겼다. 단, 니콜슨의 수비는 적극적 스위치. 윙맨 자원의 좋은 높이를 니콜슨의 수비에 활용하려는 복안이었다.

경기 초반 니콜슨이 골밑에 타격을 가하자, KT의 외곽 수비가 약간 느슨해졌다. 가스공사는 조직적 패스로 3점 찬스를 만들었다. 차바위의 3점슛 2개가 나왔다. 결국 23-14, 9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1쿼터 종료.

2쿼터 가스공사의 기세는 여전했다. 단, 니콜슨에게 휴식이 필요했다. 맥스웰이 대신 나섰다. 반면, 1쿼터 막판 휴식을 취한 배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드 점퍼, 화려한 헤지테이션 드리블에 의한 깔끔한 돌파가 성공.

하지만, 중요한 순간 이대헌이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 배스의 슛이 실패하자, 차바위가 바스켓 카운트로 3점 플레이 성공. 30-18, 12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가스공사의 수비 활동력은 무시무시했다. KT의 활동력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었지만, 리바운드 참여와 로테이션 활동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 기세에 KT의 슈팅 셀렉션은 좋지 않았다. 결국 잇단 3점포가 빗나갔다.

맥스웰마저 골밑에서 득점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멕스웰은 배스를 매우 효율적으로 묶었다. 결국, 허 훈이 없는 KT 입장에서 배스가 막히자, 공격 효율이 뚝 떨어졌다. 38-20, 18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KT는 한희원의 추격의 활로를 만들었다. 배스의 투 카운트 패스. 한희원의 코너 3점포. 정성우의 속공, 골밑으로 돌파한 뒤 외곽의 한희원에게 완벽한 패스. 3점포가 터졌다. 40-26, 14점 차까지 추격. 가스공사의 작전 타임.

그러자, 가스공사는 김낙현이 3점포로 추격을 끊었다. KT는 정성우가 공격 리바운드 이후 풋백으로 전반 마무리. 결국 43-28, 15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후반전

KT는 수비를 강화했지만,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외곽슛 정확도가 뛰어난 배스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그만큼 가스공사의 압박이 거칠었다는 의미. 자유투 성공률은 체력, 그리고 호흡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김낙현의 3점포가 터졌다. 하윤기의 공격자 파울이 나왔다.

배스의 화려한 돌파가 나왔다. 맥스웰을 뚫고 덩크를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곧바로 레이업슛을 올려놨다. 하지만, 맥스웰의 골밑돌파. 배스는 화려했지만, 맥스웰은 실속있었다.

벨랑겔의 슛이 성공했다. 단, 이 과정에서 오른 다리에 쥐가 났다. 걷지 못하자, 맥스웰이 그대로 들어서 벤치로 옮기는 장면도 이색적이었다.

KT는 배스의 돌파 외에는 뚜렷한 공격 루트를 찾을 수 없었다. 단, 배스의 자유투가 말을 듣지 않았다.

KT는 문정현을 투입했다. 골밑 돌파 성공. 하지만, 3점슛이 약한 문정현은 배스가 만든 오픈 찬스를 놓쳤다. 그러자, 가스공사는 조직적 패스게임으로 니콜슨의 3점포가 림을 통과. 결국 59-39, 20점 차이로 벌어졌다.

단, KT는 반격했다. 수비를 강화했다. 배스가 외곽으로 공을 배분했고, 한희원이 3점포를 터뜨렸다. 3쿼터 막판 59-50, 9점 차까지 추격했다. 승패는 아직 알 수 없었다. 3쿼터 종료.

김낙현이 나서기 시작했다. 깨끗한 3점포를 꽂았다. 반면, KT는 문정현을 볼 핸들러로 사용했지만, 가스공사는 철저히 외면했다. 새깅 디펜스로 배스에 대한 견제를 강화. 문정현이 오픈 3점슛을 던졌지만, 실패.

니콜슨이 이두원의 집중 마크를 뚫고,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이두원이 3점포로 응수. 11~13점 차의 가스공사의 리드가 계속 이어졌다.

승부처는 김낙현과 니콜슨이 책임졌다. 김낙현의 간결한 패스, 니콜슨의 3점포가 터졌다. 이두원의 팁 인으로 반격하자, 김낙현의 골밑 돌파가 성공했다.

경기종료 2분, 군더더기 없는 패스 이후 코너에 찬스가 생겼다. 차바위가 그대로 올라갔다. 림을 통과했다. 76-65, 11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KT가 반격했지만, 이번에는 김낙현이 1대1 상황에서 깨끗한 중거리포를 작렬.

사실상 여기에서 경기가 끝났다.

가스공사는 시즌 초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초반, 가스공사는 암울했다. 지난 시즌 이후 전력보강 요인이 없었던 가스공사는 1옵션 힉스가 이탈하면서 혼돈에 빠졌다.

초보 강 혁 감독대행도 불안했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잘 버텼다. 시즌 초반 대패가 많았지만, 가스공사의 경기력은 계속 발전이 있었다. 수비력은 여전히 끈끈했고, 무너지는 경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니콜슨과 맥스웰의 외국인 선수 듀오가 자리를 잡았다. 강 감독은 두 선수를 적절하게 썼다. 공격력이 좋은 니콜슨을 1옵션으로 쓰면서, 수비가 필요할 때 맥스웰을 기용했다. 에이스 김낙현은 고질적 무릎 부상이 있다. 출전시간에 대한 분배가 철저했다.

준비는 디테일했고, 선수들과의 관계는 끈끈했다. 3년 전 가스공사에서 '득점력은 좋지만, 리바운드와 수비는 약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니콜슨은 실속파 스코어러로 거듭났다. 그는 "강 혁 감독은 확실히 뛰어나다. 믿고 있다"고 신뢰를 단적으로 표현했다. 기본적으로 가스공사의 수비는 활동력이 좋고, 매우 끈끈하다. 차바위를 중심으로 신승민, 벨랑겔 등이 매우 많은 활동력을 가져간다. 이 부분은 가스공사의 보이지 않는 강점이다. 여기에 코어 김낙현과 니콜슨의 조화도 임팩트가 있다. 가스공사는 확실히 6강의 다크호스다.

KT는 최근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배스와 한희원, 그리고 정성우는 상당히 좋다. 단, 하윤기와 배스의 조합은 골밑의 약점을 노출하고 있고, 상대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허 훈은 아직까지 종아리 부위에 대한 차도가 없다. 아직까지 최소 3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 단, KT는 배스라는 절대적 에이스와 함께 정성우 한희원 문성곤 하윤기 등의 수비력은 매우 끈끈하다. 기복이 있지만, 조합을 맞춘다면 KT는 충분히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팀이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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