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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감독 직무 정지' KIA 2년 연속 날벼락, 소문만 무성한 금품 수수 의혹. 대체 왜?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1-29 08:19

수정 2024-01-3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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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감독 직무 정지' KIA 2년 연속 날벼락, 소문만 무성한 금품…
김종국 감독.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 시즌 3강 후보로까지 꼽히던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출국을 이틀 앞두고 감독이 직무 정지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



KIA 구단은 28일 김종국 감독의 직무 정지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KIA 구단도 관련 내용을 파악한지 얼마 안된 상황. KIA 구단은 지난 25일 김종국 감독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27일 김 감독과 면담을 가졌고, 이튿날인 28일 직무 정지가 내부적으로 확정됐다.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이 현재 조사와 관련해 감독으로서의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확히 어떤 혐의와 어떤 내용으로 김종국 감독이 조사를 받고 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다. 금품 수수와 관련된 의혹이라고 알려져있는데 상세한 내용은 전혀 밝혀진 바 없다. 구단에서도 공식 입장에서 의혹과 관련된 내용은 함구했다. 다만, 구단에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거쳤고 현재까지 내부에서 파악된 내용으로는 사안이 중해서 직무 정지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직무 정지는 쉽게 볼 수 없는 조치다. 말 그대로 감독으로서의 직무를 '올스톱'하는 것이다. 구단에서 당장 떠나거나, 보직이 해임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검찰의 조사가 과연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고 관련 내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등을 파악할 수 없다.

문제는 검찰 조사는 시일이 걸린다. 짧아야 수개월, 길면 1년이 넘는 장기 전이 될 수도 있다. 감독을 직무 정지인 상태로 단 한 시즌 안에 많은 것이 판가름 나는 야구단에서는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김종국 감독은 구단과의 면담에서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일단 구단에서는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결백과 상관 없이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김종국 감독이 해당 내용을 구단에 먼저 알리지 않고 구단이 다른 경로로 해당 내용을 파악한 것도 현재 문제점 중 하나다.

KIA 선수단은 당장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로 출국한다. 김종국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선수단보다 하루 빠른 29일 출국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로 떠나게 됐다.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 정지를 하면서, 일단 진갑용 수석코치 지휘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KIA는 2월 1일부터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와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과 연습 경기를 진행한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코칭스태프 20명, 선수 47명 등 6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단은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9명으로 구성됐다. 2024년 신인 가운데에서는 투수 조대현과 김민주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캔버라에서 '3일 훈련 1일 휴식' 체제로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한 뒤 2월 21일 일본으로 건너가 3월 6일까지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본격적인 실전 체제에 돌입한다.

2월 25일 KT 위즈와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KBO리그팀들과 5차례의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으며, 27일 일본 프로야구팀 야쿠르트 스왈로스와도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다만 김종국 감독의 직무 정지 조치로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KIA 내부 관계자들이나 선수단은 물론이고, 타 구단 관계자들과 야구계 인사들까지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며 진상 파악을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가 힘들어 추측만 할 수 있는 과정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선수단 분위기를 호주 캠프에서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관건이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팀이자 올해 2연패에 도전하는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KT와 더불어 가장 견제해야할 팀으로 꼽혔다. 타팀에서도 KIA의 강한 타선을 감안했을때 3위 이상,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는 전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젊은 야수진을 중심으로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희망의 불씨를 남겼고, 올해는 기대감이 더욱 커진 상태였다.

KIA는 캠프 초반 새 외국인 투수 2명인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이 합류할 예정이다. KIA는 올 시즌 야심차게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크로우와 네일 모두 지난해까지 빅리그 경험을 가지고 있고, 크로우는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선인 100만달러를 꽉 채워(인센티브 포함) 영입했다. 구단의 기대치를 알 수 있다.

엄선해 영입한 외국인 투수 2명과 재계약을 마친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120만달러)까지 포함해 전력 구상을 모두 마쳤고, FA 김선빈, 고종욱과 계약을 끝냈다. 그리고 서건창까지 영입하면서 시즌 전력 구상을 모두 마치고 연봉 계약까지 마무리지은 상황에서 스프링캠프 출국만 기다리고 있던 와중이다.

그런데 날벼락이 떨어졌다. KIA는 1년전인 2023년 3월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장정석 전 단장이 2022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을 얻은 포수 박동원과 계약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벌어졌다. 박동원은 해당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구단과 선수협회에 제보했다.

장정석 단장은 해당 내용을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KIA 구단은 관련 내용을 클린베이스볼에 신고한 후 내부 회의 결과 품위 손상 행위로 판단해 해임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 단장 공석 상태로 KIA는 시즌 개막을 맞이했고, 5월초 심재학 프로야구 해설위원을 단장으로 임명하면서 빈 자리를 어렵게 채운 상태였다. 그리고 불과 1년만에 이번에는 현장 선수단을 지휘하는 감독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또 한번의 날벼락이 떨어졌다.

타이거즈는 지금의 위기를 과연 어떻게 극복할까. 감독 자리는 과연 언제까지 비워둘 수 있을까.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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