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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공이 안왔으면" 바랐던 신인+초보 중견수…2년차엔 타격폼부터 바꾼다 [인터뷰]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1-29 14:23

수정 2024-01-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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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공이 안왔으면" 바랐던 신인+초보 중견수…2년차엔 타격폼부터 바…
인터뷰에 임한 롯데 김민석.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실 나한텐 타구가 안 왔으면…하는 마음도 있었죠. 윌커슨 선수가 워낙 잘 던졌잖아요."



신인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성공적인 데뷔 첫해를 보냈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20)의 진화는 멈추지 않는다.

김민석은 스프링캠프를 앞둔 1월, 모교인 휘문고에서 맹훈련을 소화했다. 특히 이준희(KT) 정해원(KIA) 등 동기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시찬 휘문고 타격코치의 조언을 받아 1년 내내 고민했던 타격폼에 드디어 변화를 줬다. 신인의 패기와 재능으로 이겨냈던 첫해를 지나 이젠 본격적으로 프로선수로서 기량을 평가받는 시즌이다.

첫 시즌에 대해서는 "안타가 돼야할 타구가 파울이 되거나, 떨어지는 공에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어요"라고 돌아봤다. '배트가 너무 돌아나온다'며 김태형 감독이 지적한 포인트에 맞춰 변화를 줬다.

"준비 자세에서 배트가 망설임이나 흔들림 없이 바로 나오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뒷발도 전에는 뒤로 밀리지 않게 크로스로 놔뒀었는데, 올해는 일자로 놓고 칩니다. 작년보다 임팩트 순간 버티는 힘이 생겼거든요. 체중이 81㎏ 정도 되는데, 보기보다 근육질이에요.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고, 공을 친 위치를 끝까지 보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오랜 기간 만들어온 자신의 타격폼에 자부심이 있다. 그는 "기본적인 큰 틀은 비슷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봐온 친구들도 '넌 폼이 변하질 않냐'고 할 정도거든요"라고 덧붙였다.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슬럼프가 왔을 때 조정하고 탈출하는 능력도 좋을 수밖에 없다.

첫 시즌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묻자 엉뚱하게도 자신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8월6일 SSG 랜더스전을 꺼냈다. 롯데가 윌커슨-구승민-김원중의 황금 계투를 앞세워 팀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던 경기다. 적지 않은 후회와 아쉬움도 담긴 속내다.

"지금까지 선수로 뛰면서 '나한텐 타구가 안왔으면' 하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날은 했습니다. 점수가 1대0이었잖아요. 저 때문에 노히트가 깨질까봐 조마조마했어요. 수비할 때 진짜 떨리고 긴장됐습니다."

중견수 뜬공이 5개나 있었지만, 그중 어려운 타구는 없었다. 김민석은 "안타성 타구가 오면 승부를 걸어야되잖아요? 그러니까 뜬공도 기왕이면 좀 높게 뜨길 바랐죠"라고 절절하게 돌아봤다. 속상하고 아쉬운 기억이다.

타격 재능은 말할 것도 없이 대호평이었다. 타율 2할5푼5리 3홈런 3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52의 기록도 신인임을 감안하면 준수하다. 올스타전에서도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반면 수비는 혹평에 시달렸다. 타구판단과 수비범위 뿐 아니라 기본적인 캐칭과 약한 어깨에 대해 1년 내내 지적받았다. 상대팀의 집중공략에 어안이 벙벙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공 잡기 전 스텝, 잡고 나서 빠른 연결에 포인트를 맞춰서 많이 훈련했습니다. 유재신 코치님이 무리하게 오버스로로 던지기보단 더 빠르게, 편하게 던질 수 있다면 스리쿼터처럼 던져도 된다고 하셨거든요. 제가 느끼기엔 공 잡기 전 스텝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무리캠프 때는 중견수와 좌익수를 오가며 훈련을 소화했다. 올시즌 윤동희나 빅터 레이예스가 중견수를 볼 경우 김민석은 좌익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 김민석은 "회전 걸린 타구가 눈에 익숙하지 않아 쉽진 않네요. 앞으로도 많이 연습할게요"라고 강조했다.

"작년엔 질롱코리아에서 실전을 경험한게 도움이 많이 됐죠. 그래도 좀 무모했어요. 빠른 타이밍에 결과를 내자, 기왕 죽는 거면 치고 죽자 싶어 초구도 많이 쳤거든요. 타순이 1,2,9번인데…올해는 출루율을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작년에 속았던 공들, 올해는 다 골라내자는 각오입니다."

올해 박성준, 안우진 등 휘문고 후배들도 같은팀에 추가됐다. 김민석은 "작년에 워낙 많은 관심, 사랑을 받았잖아요. 후배들에게 해줄 얘기가 좋은 말밖에 없었죠. 팀 분위기 좋고, 팬들 응원도 대단하니까 열심히 했으면"이라며 "올해는 김민석이 많이 성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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