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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충격적 퇴장...KIA '구속영장' 김종국 감독 전격 해임

박상경 기자

입력 2024-01-29 13:43

수정 2024-01-2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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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퇴장...KIA '구속영장' 김종국 감독 전격 해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이 해임됐다.



KIA는 29일 오후 논의 끝에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전격 발표했다.

KIA 측은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 정지 조치를 내렸던 KIA는 오늘 자체 조사를 통해 현재 김종국 감독이 피의자 신분이며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구단은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하여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해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루 전인 28일 KIA는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 구단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다음날인 29일 '장정석 전 KIA 단장과 김종국 KIA 감독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수사 의뢰 사건 및 해당 사건 수사 중 추가로 확인된 배임수재 등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은 KIA 타이거즈의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원대,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KIA 타이거즈와 후원 협약을 맺는 것 등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여러 차례에 걸쳐 김 감독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전 단장과 김종국 감독은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해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장 전 단장은 지난해 3월 포수 박동원(LG 트윈스)과의 FA(자유계약선수)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해 징계 위원회에 회부, 해임됐다. 지난해 11월 장 전 단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대대적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한 중요범죄조사부는 장 전 단장이 연루된 업체의 돈 일부가 김종국 감독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정황을 확인한 뒤 조사에 나섰다.

앞서 KIA가 김 감독에 대해 직무정지 처분을 내린 건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이었다.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이기에 섣불리 움직이기 힘들었다.

김 감독은 구단 조사 과정에서 "내가 해결할 수 있다. 미리 보고하지 못한 것은 잘못했고, 구단 처분에 따르겠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둔 시기에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조사를 고려하면 정상적으로 팀을 이끌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직무정지 조치를 내리고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후속 조치를 취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까지 드러나자 결국 결단을 내렸다.

KIA는 순항 중이었다. 지난 시즌 5강 진입에 실패했으나, 내부 FA 김선빈 고종욱을 잡고 포수 김태군과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까지 데려오면서 전력 구성을 마무리 했다. 최근 대표이사 주재로 단장과 감독 및 1군-퓨처스 코치진이 모두 모여 2024시즌 전략 세미나를 갖고, 연봉 계약까지 마무리하면서 발 빠르게 올 시즌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느닷없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격랑에 휩싸였고, 결국 최악의 결말로 치닫게 됐다.

김종국 감독에 대한 수사는 최근 불거진 독립구단 임원의 선수 프로 입단 빌미 금품 수수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동원과의 FA 계약을 앞두고 부적절한 접촉으로 경질된 장정석 전 단장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김종국 감독은 20년 넘게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선수-지도자로 활약했다. 1996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 2010년까지 현역으로 뛰면서 4번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은퇴 이듬해인 2011년 퓨처스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퓨처스 및 1군 작전-주루코치, 1군 수석코치를 거쳐 2022년 1군 사령탑에 올랐다. 오로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 인생을 이어오며 구단 문화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사로 꼽혔다. 이런 그를 둘러싼 충격적인 소식에 구단 관계자들도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현직 감독의 충격적인 구속 위기 속 경질. KIA의 올 시즌 준비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KIA는 2월 1일부터 호주 캔버라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일본 오키나와 긴 구장에서 2차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코치진 20명에 선수 47명까지 총 6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단은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9명으로 구성됐다. 2024년 신인 가운데에서는 투수 조대현과 김민주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캔버라에서 3일 훈련-1일 휴식 체제로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하고, 일본에선 KT 위즈 및 KBO리그 5팀과 일본 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소속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연습경기도 치를 계획이었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팀이자 올해 2연패에 도전하는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KT와 더불어 가장 견제해야할 팀으로 꼽혔다. 타팀에서도 KIA의 강한 타선을 감안했을때 3위 이상,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는 전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젊은 야수진을 중심으로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희망의 불씨를 남겼고, 올해는 기대감이 더욱 커진 상태였다.

KIA는 이번 캠프를 통해 겨우내 구축한 전력을 김종국 감독 중심의 1군 코칭스태프가 스프링캠프를 통해 점검하고 보완점을 찾아 시즌에 대비하는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김종국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되면서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동안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캠프를 운영한다고 했으나, 사령탑이 없는 가운데 운영되는 스프링캠프에서 전체적인 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선수단 동요도 상당하다. 김종국 감독의 직무정지 처분 소식이 전해진 뒤 선수들은 놀라움과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당장 출발하는 캠프 분위기는 가라 앉을 수밖에 없게 됐다.

감독 퇴단 결정으로 KIA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이미 스프링캠프 일정이 시작한 가운데 새 감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심재학 KIA 단장은 김 감독의 직무 정지 처분이 내려진 뒤 호주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이미 시즌 구상을 다 마친 상태에서 새 감독을 찾는 작업이 쉽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프로야구 감독에 대해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현직 프로야구 감독이 구속된 것은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김진영 감독이 유일하다. 당시 김진영 감독은 잠실 MBC청룡전에서 8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나온 안타 때 득점이 인정되지 않자 심판진에 거칠게 항의했고, 이튿날 폭력 행위로 구속기소됐다. 1주일 만에 벌금 100만원으로 약식기소 처분된 김진영 감독은 이듬해 사령탑으로 복귀한 바 있다.

한편 KIA 구단은 감독 계약 해지 발표 후 구단 공식 사과문을 냈다. KIA는 "큰 책임을 통감하며 향후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또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과했다.

다음은 KIA 타이거즈 구단 사과문 전문.

KIA 타이거즈는 김종국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KIA 타이거즈 팬과 KBO 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 팬, 그리고 KBO 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습니다.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통해 즉시 사실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을 전해드리게 되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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