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로키가 메이저리그 입성을 추진할 때 LA 다저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덤벼들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일본 프로야구(NPB) 역대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평가받는 지바 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구단에 메이저리그 포스팅 요청을 하면서 NPB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포스팅 신청 마감일인 12월 16일(이하 한국시각)을 넘기면서 이번 오프시즌 사사키가 미국으로 건너갈 일은 없다. 하지만 그가 다음 오프시즌, 즉 오는 11월 다시 포스팅 요청을 할 경우 지바 롯데가 승인을 심각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A 타임스는 지난해 11월 '오타니 쇼헤이가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계약에 그가 원하면 언제든 메이저리그로 떠날 수 있다는 옵션을 갖고 있었다. 사사키도 지바 롯데와의 계약에서 같은 조항을 넣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사키가 아무 근거없이 포스팅을 요청했을 리 없고, 지바 롯데도 무작정 반대만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지바 롯데의 입장과 상관없이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여진다. 중요한 것은 그가 메이저리그의 문을 언제 두드리느냐다.
왜냐하면 미일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포스팅 시점을 기준으로 만 25세가 됐느냐가 협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5세 미만의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할 경우 '국제 아마추어' 신분을 적용받아 반드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한다. 즉 구단별로 책정된 국제 사이닝보너스 풀 내에서 계약금을 받게 되고, 메이저리그 신분을 보장받을 수 없다.
오타니가 2017년 12월 포스팅을 통해 LA 에인절스와 계약할 때 적용됐던 규정이다. 당시 23세였던 오타니는 230만달러의 사이닝보너스를 받고 입단해 에인절스에서 6시즌을 소화한 뒤에야 이번에 FA 자격을 취득했다.
25세를 넘겨야 국제 FA 신분을 인정받아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사키는 2001년 11월 3일 생이다. 즉 2026년 시즌을 마친 뒤라야 25세 이상에게 적용되는 국제 FA 자격을 갖추게 된다. 지바 롯데에서 앞으로 3시즌을 뛰어야 '거액'을 받고 태평양을 건널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사키는 오타니처럼 빅리그 입성 때 받는 돈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라도 빨리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사사키의 생각과 지바 롯데 구단의 입장이 분명하게 정리될 시점이 오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사키가 아직 한 번도 NPB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고 165㎞에 이르는 빠른 공을 뿌린다고 해서 만사형통은 아니다. 오랜 기간을 버틸 수 있는 내구성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체력이 검증돼야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만약 사사키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 연속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사와무라상을 수상할 만한 성적을 낸다면 어느 정도의 몸값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번 겨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상상을 뛰어넘는 조건에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점을 감안하면 사사키의 몸값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이제는 'NPB 정상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됐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사사키를 데려갈 수 있는 팀은 어디일까.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다저스다.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잇달아 품에 안는데 성공한 다저스가 사사키가 포스팅 공시될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영어로 일본 프로야구 소식을 전하는 '야큐 코스모폴리탄(Yakyu Cosmopolitan)'은 지난 6일 'LA 다저스가 사사키가 포스팅되면 강력하게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다저스는 사사키를 고교 시절 때부터 관찰해왔고, 야마모토를 보기 위해 일본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다저스는 NPB에 입성한 사사키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왔다'고 전했다.
사사키가 포스팅 공시되는 시점은 올해 말일 수도 있고, 내년 혹은 2년 후가 될 수도 있다. 다저스는 사사키가 25세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사사키가 올해 말 포스팅 공시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면 이번 오프시즌 야마모토와 12년 장기계약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가까운 미래에 사사키가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다저스는 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로 이어지는 일본 출신 에이스 삼각편대를 10년 가까이 가동할 수 있다. 사시키의 향후 진로와 다저스 구단의 움직임이 연관돼 있을 지 계속해서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