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4280억 받는데 신인인가?" 논쟁 또 터졌다, 야마모토 NL 신인왕 51% 전망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1-08 17:45

more
"4280억 받는데 신인인가?" 논쟁 또 터졌다, 야마모토 NL 신인왕 …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지난달 28일(한국시각)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입은 뒤 모자를 쓰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947년 도입된 메이저리그 '올해의 신인(Rookie of the Year)', 즉 신인왕은 첫 2년 동안 양 리그를 합쳐 1명만 뽑다가 1949년부터 리그별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신인을 따로 뽑기 시작했다.



신인왕 자격 조건이 생긴 것은 1957년이다. 그 이전에는 투표권을 행사하는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신인왕 자격 여부를 결정했다. 1957년 처음 마련된 신인왕 후보 기준은 타자 75타석, 투수는 45이닝이었다. 이후 타자 90타석, 투수 45이닝,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 45일로 확대됐고, 1971년부터 지금처럼 타자 130타석, 투수 50이닝, 9월 이전 서비스 타임 45일로 개정됐다.

직전 시즌까지 타자는 130타석 미만, 투수는 45이닝 미만을 기록하거나, 서비스 타임이 45일 미만이면 신인왕 자격이 주어진다. 여기에 나이, 국적, 출신 리그같은 다른 기준은 없다.

이 때문에 일본 프로야구(NPB), 한국 프로야구(KBO) 출신 선수들은 늘 신인왕 자격을 갖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도 마찬가지다.

MLB.com이 8일(한국시각) 각 구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예상 신인왕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내셔널리그 신인왕 1순위 후보는 당연하게도 야마모토다.

설문에 참가한 프런트 관계자들 중 51%가 야마모토를 지목했다. 당초 설문은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계약한 지난 12월 22일 이전 진행됐다. 그러나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달러(약 4280억원)에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MLB.com은 내셔널리그 신인왕 설문을 다시 실시했다. 그 결과가 51%라는 얘기다.

이어 밀워키 브루어스 외야수 잭슨 츄리오가 17%, 신시내티 레즈 3루수 노엘비 마르테가 9%로 각각 2,3위에 랭크됐다. 그 뒤로는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시카고 컵스 외야수), 조던 로울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격수),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투수) 순이다. 이밖에 표를 얻은 선수는 다저스 내야수 마이클 부시, 샌프란시스코 투수 카일 해리슨, 신시내티 외야수 제이콥 허터비스, 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제임스 우드 등이다.

그런데 지난 12월 13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하며 미국에도 널리 이름을 알린 이정후가 빠졌다는 점은 의외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야마모토가 신인왕 자격이 있느냐는 논쟁이 새삼 뜨거워지고 있다. MLB.com 조나단 메이오 기자는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는 아니지만 신인왕 후보 자격이 있다'고 알린 뒤 '일본에서 에이스로 군림했고 그가 올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다저스 로테이션에 들어갔다고 보면 NL 신인왕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건 놀랄 일이 아니다'고 했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야마모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인데, 역대 투수 최고 몸값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단한 선수에게 신인왕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나 다름없다.

야마모토는 이미 이번 FA 시장 개장 당시 작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례로 ESPN은 예상 계약 규모에 대해 야마모토는 7년 2억1200만달러, 스넬은 6년 1억5000만달러를 제시했다. 평균 연봉(AAV)이 야마모토는 3000만달러가 넘고 스넬은 2500만달러에 불과하다.

야마모토 쟁탈전에서 다저스가 최종 승리했지만,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다저스 못지 않은 오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구단 모두 야마모토를 메이저리그 에이스급으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다. 이런 투수에게 신인왕을 주는 게 맞느냐는 논쟁이 당연히 벌어질 만하다.

야마모토는 NPB를 평정했다. 최근 3년 연속 퍼시픽리그 사와무라상과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23경기에서 164이닝을 투구해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 169탈삼진을 기록했다. 90마일대 후반의 빠른 공과 주무기 스플리터에 커브, 커터를 능수능란하게 던진다.

NPB 출신 신인왕은 1995년 노모 히데오가 최초다. 이어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 마무리 사사키 가즈히로, 2001년 시애틀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가 받았다. 이후에는 소강 상태를 보이다 2018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NPB 출신 4번째로 메이저리그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그 사이에 2003년 뉴욕 양키스 마쓰이 히데키, 2007년 보스턴 레드삭스 마쓰자카 다이스케,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 다르빗슈 유 등 데뷔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친 NPB 출신들이 나왔지만, 신인왕 수상에는 실패했다. BBWAA 기자들이 형평성 논란을 의식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야마모토든 이정후든, 올해 신인왕에 오른다면 자격 요건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 나올지 모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