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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뷰캐넌은 떠나고, 류현진 페디급은 안오고' 코로나19 쓰나미 발 불균형, 좋은 선수 다 빠져 나간다...리그 질적 하락 우려[이슈포커스]

정현석 기자

입력 2024-01-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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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뷰캐넌은 떠나고, 류현진 페디급은 안오고' 코로나19 쓰나미 발…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든다.



무역, 돈으로만 따지면 흑자인데, 내수 시장에 좋은 물건이 대거 빠져나가는 셈이다. 국내 리그 질적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발 쓰나미가 뒤늦게 KBO리그를 덮치고 있다. 리그 수준 유지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외국인 시장 수급 상황은 썩 좋지 않다.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인상과 선수 부족 등이 겹치면서 선수들의 선택지가 늘었다.

한국에 올 만한 선수가 주저한다. 될듯 될듯 애만 태우다 가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리스트에 있는 선수들이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기존에 뛰던 정상급 선수는 돌아간다. MVP 에릭 페디가 대표적.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달러(한화 약 196억원)의 파격 계약을 했다.

잔류할 만한 선수도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고 떠난다.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이 대표적이다.

1989년생으로 서른다섯의 나이. 지난 4년간 기복 없는 꾸준한 성적(113경기 699⅔이닝 54승28패, 평균자책점 3.02)에 한국을 사랑하는 대표적 외인 선수.

하지만 정든 삼성과 이별이 확정적이다. 조건이 맞지 않는다. 다년계약에 가능한 풀베팅을 원했다.

다른 2명의 신입 외인의 재계약을 고려하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조건. 메이저리그 구단 오퍼란 믿는 구석이 있어 가능한 현상이다. 결국 삼성은 뷰캐넌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4일 새 외인 투수 데니 레이예스의 영입을 발표했다.

해외진출 자격을 얻은 국내파 선수들의 진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최고타자 자리를 찍고 일찌감치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미국 진출을 천명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행은 예정된 일이었다. 다만, 아시아 야수 역대 최고인 6년 최대 1억1300만 달러(한화 약 1477억원)란 천문학적 대우로 모셔갈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갈 거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한 선수까지 갔다.

고우석이다. 메이저리그 신분조회로 뒤늦게 포스팅을 통한 진출 타진 사실이 알려진 터. 기한인 한달이 다 되도록 잠잠하길래 안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마감을 하루 앞두고 김하성의 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손을 내밀었다. 4일 2+1년 최대 940만 달러(한화 약 123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올 시즌부터 본격적인 도약을 꿈꾸는 한화 이글스가 애타게 기다리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가 유력하다.

한화 측은 "어지간한 돈 싸움이라면 붙어보려 한다"고 전의를 다지며 끝까지 기다리고 있지만 최근 메이저리그 선발시장의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경력 있는 베테랑 선발 투수라면 '최소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000만 달러가 넘어가면 한화로선 어찌해 볼 수 없는 돈이다.

메이저리그 유출이 늘고, 유입이 줄어드는 이유. 간단하다.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원인은 코로나19 여파였다. 마이너리그가 축소되면서 많은 팀들이 문을 닫고 대량 실업자가 양산됐다. 야구계를 떠난 유망주가 많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시장이 회복되면서 이 당시 빠져나간 유망주 풀이 미처 채워지지 못했다. 공급처인 중남미 시장도 덩달아 흔들렸다.

해외리그, 안정적으로 수준 높은 리그를 운영 중인 아시아 시장에서 대규모 충원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 한국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급등하면서 몸값도 치솟고 있는 형국이다. 어쩌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아시아 선수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넓은 문이 열려 있는 시기일 수 있다. 지난해 800만 관중을 모으면서 인기를 회복한 KBO 리그. 질 떨어진 경기를 보이지 않도록 기존 멤버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올시즌 대망을 꿈꾸며 리스크 적은 최상급 새 외인을 찾고 있는 KIA는 아직 100% 확정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다. 탈 리그 급 외인을 찾으려면 결코 쉽지 않은 시장. 과연 지난해 페디 같은 슈퍼급 외인을 볼 수 있을까. 적응이 관건이겠지만 현재로선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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