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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이의 각성 IBK기업은행. 후반기의 태풍이 되나

권인하 기자

입력 2020-01-20 10:27

어나이의 각성 IBK기업은행. 후반기의 태풍이 되나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19일 현대건설전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화성=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외국인 선수 어나이가 확실한 에이스로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IBK기업은행을 쉽게 본다면 큰 코 다칠지도 모르겠다.



IBK기업은행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1위를 달리던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았다. 기업은행은 19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홈경기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물리쳤다. 1세트에서 듀스끝에 27-25로 승리하며 기세를 올린 기업은행은 2,3세트에서도 접전을 펼치다가 후반에 힘을 내며 현대건설을 격침시켰다. 현대건설이 6연승을 달리며 1위를 질주하던 팀이었고 기업은행은 휴식기 이후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서 0대3으로 패했기에 이날도 현대건설에게 승리가 점쳐졌지만 기업은행이 예상외의 경기력을 보이며 반전을 보였다.

기업은행이 이렇게 잘하는 팀이었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하모니였다. 현대건설의 날카로운 공격을 끈질기게 받아내 공을 살렸고, 어렵게 살린 공을 어나이가 강,연타를 섞어 블로킹을 피해 상대 코트에 꽂았다.

이날 어나이는 혼자 33점을 올렸다. 기업은행이 상대 범실이 아닌 공격과 블로킹으로 얻은 점수가 57점이었으니 어나이가 팀 득점의 57.9%를 책임졌다.

기업은행의 김우재 감독은 "어나이가 잘하는 선수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그동안 본인 스스로 신나는 배구를 하지 못했다. 오늘 보여준 정도의 실력이라고 믿고 있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라고 했다. 현대건설의 이도희 감독도 "어나이가 워낙 테크닉이 좋은 선수다. 우리 블로킹 리듬이 잘 맞지 않았고, 어나이가 블로킹을 이용한 공격이나 페인트 공격이 좋았고, 스파이크 각도도 좋았다. 모두 잘됐다"라며 상대선수지만 어나이의 실력을 칭찬했다.

어나이는 "휴식기가 우리 팀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연습을 하면서 흐트러진 분위기를 잡는데 도움이 됐다"라면서 "6명이 함께 자기 역할에 충실해서 (승리를)이룬것 같다. 다음 경기도 이런 마음으로 하고 싶다"라고 했다.

어나이의 놀라운 결정력만 보더라도 쉽게 볼 수 없게 됐다. 현대건설전과 같은 수비와 연결이 계속 나온다고 보긴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다른 팀이 쉽게 볼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1승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김 감독도 이날 승리로 만족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아직도 우리 리시브나 라인이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누가 대신해줄 사람은 없기 때문에 본인이 그걸 이겨내고 견뎌줘야 한다. 서로 믿고 견디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여전히 수비에 대한 고민을 말했다.

기업은행이 후반기에 들어선 이번 시즌에 새로운 태풍이 될까. 현대건설전만 보면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화성=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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