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막을 올린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가 주무대.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세계 예선에서 석패했던 여자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8위 이내에 오를 시 도쿄올림픽 대륙별 예선 출전권을 거머쥐게 된다. 개최국 일본과 일찌감치 본선행에 성공한 중국이 주력을 뺀 상황이기에 대륙별 예선 출전권은 무난하게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1975년 이래 준우승만 7차례에 그친 이 대회 우승을 계기로 아시아의 강자로 다시 자리매김 한다는 동기부여는 상당하다.
하지만 안방에서 잔칫상조차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개최국 자격으로 대회를 주관하는 대한민국배구협회(회장 오한남)는 자국 선수 정보조차 제대로 기입하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 19일 홍콩전이 열린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배포한 대회 안내 책자엔 KGC인삼공사 리베로 오지영의 신장은 1m90, 소속팀은 엑자시바시로 표기돼 있었다. 주장 김연경(엑자시바시) 정보를 오지영 자리에 넣은 것. 오지영의 정보는 센터 김희진(IBK기업은행) 자리에 들어가 있었다. 김희진 소개란엔 포지션 리베로, 신장 1m70, 소속팀은 KGC 인삼공사로 표기돼 있었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 협회를 대표해 내보낸 선수들 정보조차 제대로 표기하지 못하는 '아마추어 행정'은 국제대회마다 반복됐던 아쉬움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출전 선수 소개가 시작되자 장내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사회자 호명에 따라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중석 곳곳에서 "와~"하는 함성이 터졌다. '배구여제' 김연경(엑자시바시)이 소개될 때는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한 환호가 터지기도 했다. 맞은 편 코트의 홍콩 선수들은 부러움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