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제2의 전성기' 삼성화재 박철우 "은퇴하는 순간까지 정점은 없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17-11-23 20:38

'제2의 전성기' 삼성화재 박철우 "은퇴하는 순간까지 정점은 없다"
2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화재 박철우가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날리고 있다. 의정부=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국보급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32·삼성화재)가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프로배구가 태동한 지난 2005년부터 12시즌을 치르는 동안 가장 높은 공격성공률은 현대캐피탈 시절 2008~2009시즌에 기록했던 55.32% 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무려 60%에 육박하는 공격성공률(59.18%)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시즌 공격성공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격려에 멋쩍어 하던 박철우는 "시즌 초반이라 성공률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다만 나에게 올라오는 공은 최대한 처리하려고 한다. 현대캐피탈에 있을 때는 빠른 토스를 원 블로킹에서 때릴 때가 많았지만 삼성화재에선 오픈 공격 위주다. 지금은 이단 공격 등 어려운 공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철우의 맹활약 뒤에는 주전 세터 황동일의 도움이 숨어있다. 박철우는 "동일이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전체 시즌을 혼자 끌고 가다 보니 부담감도 있고 체력적으로 힘들어한다. 그러나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가장 부담스러워 것이 속공인데 센터 김규민과 박상하가 공을 잘 때려줘 전체적으로 잘 풀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엄지를 세웠다.

삼성화재의 시즌 초는 파죽지세다. 2연패 뒤 8연승을 질주하며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캡틴' 박철우의 쓴소리 효과도 있다. 이에 대해 박철우는 "나는 후배들을 다독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잔소리꾼 처럼 쓴소리도 많이 하고 경기하다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화도 많이 낸다. 심지어 외인 타이스도 다그친다. 후배들은 싫어하겠지만 좋은 얘기는 누구든지 할 수 있다. 나도 마음이 쓰이고 어렵지만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역대 '캡틴'들에게 배운 삼성화재만의 DNA를 주입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그는 "앞서 주장을 맡았던 석진욱(현 OK저축은행 코치)과 여오현(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고희진(현 삼성화재 코치) 선배에게 삼성화재는 이런 팀이라는 걸 배웠다. 같이 훈련하고 경기를 뛰면서 우승을 하다 보니 조금씩 배워간 것 같다. 또 신치용 단장님께서 감독님으로 계실 때 강조하신 에너지와 열정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박철우가 삼성화재의 주장 계보를 잘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신진식 감독의 무한 신뢰도 있다. 박철우는 "팀워크와 선수들의 융화를 강조하시는 신 감독님께서 내가 후배들을 끌고 나갈 수 있게 맡겨주신다"고 했다.

박철우도 이제 30대 중반이 됐다. 경험도 쌓였고 어느 정도 배구를 알만 한 나이다. 노련미가 가미된 플레이에서 베테랑의 향기가 풍긴다. 박철우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정점은 없다.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정점이라 생각하는 순간 떨어지게 된다. 더 발전하기 위해 욕심을 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비, 서브 등 기술적으로는 발전시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욕심 같아서는 세계에서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역량 내에서 모든 걸 뿜어내는 게 목표다. 부상 하지 않고 체력 유지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몸 관리와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롱런'의 조건으로 주변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을 꼽았다. 박철우는 "당연히 운동선수라면 비난과 칭찬은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못한다고 했을 때 비난에 대해 실망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보여지는 것이 전부다. 코트 안에서 실력으로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