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카타르오픈 출전이 어려운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지난 26일 복싱 대표팀의 요르단 입국 거부 해프닝이 탁구대표팀에서 또 한번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지난 25일부터 한국, 중국, 이란을 방문해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14일간 일괄적으로 격리시설로 이송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 당장 5일 시작되는 대회에 나서야 하는 남녀 탁구대표팀에 큰 악재가 닥쳤다. 플래티넘급 월드투어 대회로 높은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카타르 오픈은 도쿄올림픽을 앞둔 각국 대표팀에게 매우 중요한 대회다. 특히 이 대회 혼합복식 우승, 준우승조에는 올림픽 자동 진출권이 주어진다.
김택수 감독은 "너무 당황스럽고 힘들다. 카타르오픈에 나서지 못할 경우 랭킹 손실이 엄청 크다. 작년에 받은 포인트가 다 깎여나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혼합복식 올림픽 티켓도 걸려있다. 우리 혼복 2개조(장우진-신유빈, 이상수-최효주) 중 한 조라도 결승에 올라가게 되면 올림픽에 자동진출한다"고 대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카타르오픈이 불발될 경우 4월까지 국제경기도 없어 경기감각도 떨어진다. 아시아 대륙 티켓이 걸린 4월 태국 아시아선수권도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중국, 일본, 독일 등 경쟁국들이 모두 나가 포인트를 따는데 우리만 못따게 되면 당장 4번 시드도 위태롭다. 랭킹포인트가 부족해 5위 밖으로 떨어질 경우 8강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조기에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