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열리는 18일 자카르타국제엑스포(JIEXPO) 경기장 D홀에서 남자체조 첫 포디움 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포디움 훈련은 본경기를 앞두고 경기 상황과 똑같은 환경에서 최종 리허설을 하는 매우 중요한 절차다. 경기력 점검 및 전력 분석, 전략 구상, 부상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기장 시설과 조명의 밝기 등도 이때 체크하게 된다.
20일 오후 1시 남자단체 예선 1조 경기를 이틀 앞둔 시점, 1조에 속한 한국, 북한, 대만 등은 이날 오전 7~10시, 첫 훈련이 배정됐다. 새벽잠을 설치며 결연한 마음으로 경기장에 도착해 오전 7시부터 한 시간동안 몸을 풀었다. 오전 8시로 예정된 포디움 훈련은 일언반구 말도 없이 계속 미뤄졌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포디움 훈련, 긴장감을 바짝 높여 경기장에 온 선수들은 맥이 빠졌다.
오전 9시가 다 되도록 경기장은 공사중이었다. 신 감독과 체조경기장을 둘러봤다. 신 감독은 바닥에 내려앉은 조명을 보며 "지나치게 밝다. 체조에서 조도는 중요하다. 반대로 웜업장 조명은 너무 어둡다. 잘못하면 선수들이 다친다"고 우려했다. 매트 아래 바닥은 제대로 마감이 안돼 들떠있었다. 미세한 목재 가시, 부스러기들도 굴러다녔다. 맨발로 경기장을 돌아다니는 체조선수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신 감독은 "선수들 발에 찔릴 수도 있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다리다 못한 리세광 등 북한 선수들도 경기장을 보러 들어왔다. 박민수 김한솔 이준호 등 한국선수들이 뒤를 이었다. 선수들은 마루 매트 위에서 뛰어오르며 "좀 말랑말랑한 것같다" "잘 안튄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