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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의 아이스쇼 나들이, 역시 여왕이었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18-05-20 19:32

수정 2018-05-2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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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의 아이스쇼 나들이, 역시 여왕이었다
'SK텔레콤 올댓스케이트(AII That Skate) 2018' 아이스쇼가 2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김연아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20/

화려한 오프닝 무대가 끝난 후 선수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마지막 스포트라이트는 당연히 여왕의 몫이었다. 흰색 드레스를 입은 '피겨여왕' 김연아가 등장하자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기다린만큼 더욱 우렁찬 함성이었다.



여왕이 돌아왔다. 김연아는 20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SK텔레콤 올댓스케이트2018'에서 다시 빙판 위에 섰다. 김연아가 공식 무대에서 연기를 펼친 것은 은퇴 무대를 겸한 2014년 아이스쇼 이후 4년만이다.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최종 주자로 나서 점화 직전 잠시 연기를 선보였지만, 팬들 앞에서 정식 연기를 펼친 것은 4년 전이었다. 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성원을 보내준 동계스포츠 팬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번 아이스쇼에 출연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아이스쇼의 주제도 감사의 의미를 담은 '디스 이즈 포 유(This Is For You)'였다.

이번 아이스쇼에는 세계적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아이스댄스의 '살아있는 전설'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의 연기는 환상적이었다. 2018년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챔피언 케이틀린 오스먼드는 특유의 우아함을 과시했다. 지난 평창올림픽 팀이벤트 금메달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패트릭 챈도 명불허전의 연기를 펼쳤다. 평창올림픽에서 김연아 이후 최고성적인 7위에 오른 최다빈을 비롯해 박소연 유 영 김예림 임은수 등 '연아 키즈'도 모두 나섰다. 최다빈은 남장여자로 변신했고, 유 영은 다시 한번 넘치는 끼를 과시했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역시 한명에게 쏠렸다.김연아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소식에 티켓 판매부터 불이 붙었다. 3일간 공연 좌석이 단 2분만에 매진됐다. 김연아도 새 갈라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열성을 보였다. 그녀가 고른 새 갈라 프로그램은 '하우스 오브 우드코크(House of Woodcock)'였다. 영혼의 짝인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함께 했다. 물론 오랜만의 연기에 걱정도 있었다. 그는 "출연 결정을 다소 늦게 했다. 한달 동안 훈련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며 "나이를 먹어 체력을 올리는게 힘들었다. 연기를 마친 뒤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실수도 있을 것"이라고 웃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꽃무늬가 새겨진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는 1부 마지막 순서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특유의 우아한 스텝과 스핀만으로도 장내를 압도했다. 오랜만의 연기인만큼 점프는 없었다. 하지만 섬세한 손짓과 애정한 표정으로 연기를 이어갔다. 걱정했던 체력 저하도 없었다. 마지막까지 완벽한 연기로 객석을 가득메운 3900명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3분5초간 '당신을 위해' 여왕이 전해준 선물이었다.

김연아는 피날레 무대에 다시 등장했다. 녹색 드레스로 갈아입은 김연아는 '갓 온리 노우즈(God Only Knows)'에 맞춰 아름다운 스케이팅을 펼쳤다. 이어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김연아는 이들을 이끌며 연기를 이어갔다. 빛나는 스케이터들 사이에서도 역시 그녀는 최고였다. 커튼콜은 신나는 무대였다. 데이빗 게타의 '2U'에 몸을 맡긴 김연아는 귀여운 막춤도 보여줬다. 출연자들과의 멋진 군무에 이어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냈다. 그렇게 여왕의 4년만의 아이스쇼가 막을 내렸다.

목동=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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