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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박태환에게 아시안게임은 언제나 '힐링'이었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14-09-18 17:58

수정 2014-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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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에게 아시안게임은 언제나 '힐링'이었다


2012년 7월 런던올림픽 이후 2년만의 첫 맞대결이다. 1분44초93, 런던에서 거짓말처럼 동시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공동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21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펼쳐질 박태환과 쑨양의 자유형 200m 리턴매치는 인천아시안게임 최대 빅매치다. 전좌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수영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태환은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80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9월 쑨양이 중국선수권에서 1분44초47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박태환의 아시아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쑨양의 도발 광고 논란이 뜨거웠다. '박선생, 광저우때 아시아최고기록, 대단했다. 그런데 어쩌지? 그 기록 내가 깼는데.' 이례적이고 자극적인 광고카피에 국내 팬들은 일제히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정작 '대인배' 박태환은 "맞는 말이네"라며 쿨하게 웃어넘겼다.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펼쳐지는 자유형의 첫 종목이 200m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메이저 수영대회에서 첫 종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200m가 첫 종목이라는 점은 200m에 대한 박태환의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시사한다. 박태환은 지난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 자유형 100m에서 48초42의 한국최고기록을 작성했다.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자신의 기록 48초70을 4년만에 0.28초 줄였다. 7월 김천대표선발전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5초25의 올시즌 최고기록을 작성했다. 8월 팬퍼시픽수영선수권 자유형 400m에선 3분43초15, 올시즌 세계최고기록을 찍었다. 단위 스피드의 향상이 200-400m 기록 단축으로 직결됐다. 2010년부터 5년째 박태환을 지켜봐온 '멘토' 마이클 볼 감독 역시 "박태환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종목이 자유형 200m"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5개월간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라이벌 쑨양의 현재 컨디션이다. 쑨양은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박태환이 출전하지 않은 바르셀로나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에 올랐지만, 지난해 말 무면허 운전으로 징계를 받으며, 중국대표팀에서 퇴출됐다. 올해 3월, 징계가 해제되면서 공식훈련을 시작했다. 10㎏ 이상 체중이 불어난 모습이 화제가 됐다. 5월 중국수영선수권에서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고,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10㎏ 이상을 감량했다. 올시즌 쑨양의 자유형 200m 최고기록은 1분46초04다. 아시아최고기록은 쑨양이 가져갔지만, 올시즌 기록은 박태환이 0.39초 앞선다. 박태환은 지난해 11월부터 아시안게임 3연패를 목표로 성실히 준비해왔다. 훈련량과 자기관리에서는 박태환이 앞서 있다. 지난달 26일 마지막 호주전훈을 마치고 귀국한 박태환은 '금별 3개'가 박힌 블랙비니 패션으로 인천아시안게임 3연패의 약속을 담았다. "200-400m에서 내 최고 기록을 깨고 싶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같다. 자세한 것은 직접 구경 오셔서 확인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지난 16일 입국해 17일부터 박태환수영장에서 훈련을 시작한 쑨양 역시 "금메달은 당연히 자신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박태환에게 아시안게임은 언제나 '힐링'이었다. 2004년 생애 첫 아테네올림픽에서 실격된 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3관왕(자유형 200-400-1500m)에 올랐다.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예선탈락의 아픔을 겪은 직후인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3관왕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실격 해프닝 이후, 이번엔 인천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박태환문학수영장에서 세번째 '힐링'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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