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80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9월 쑨양이 중국선수권에서 1분44초47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박태환의 아시아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쑨양의 도발 광고 논란이 뜨거웠다. '박선생, 광저우때 아시아최고기록, 대단했다. 그런데 어쩌지? 그 기록 내가 깼는데.' 이례적이고 자극적인 광고카피에 국내 팬들은 일제히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정작 '대인배' 박태환은 "맞는 말이네"라며 쿨하게 웃어넘겼다.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펼쳐지는 자유형의 첫 종목이 200m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메이저 수영대회에서 첫 종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200m가 첫 종목이라는 점은 200m에 대한 박태환의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시사한다. 박태환은 지난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 자유형 100m에서 48초42의 한국최고기록을 작성했다.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자신의 기록 48초70을 4년만에 0.28초 줄였다. 7월 김천대표선발전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5초25의 올시즌 최고기록을 작성했다. 8월 팬퍼시픽수영선수권 자유형 400m에선 3분43초15, 올시즌 세계최고기록을 찍었다. 단위 스피드의 향상이 200-400m 기록 단축으로 직결됐다. 2010년부터 5년째 박태환을 지켜봐온 '멘토' 마이클 볼 감독 역시 "박태환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종목이 자유형 200m"라고 귀띔했다.
박태환에게 아시안게임은 언제나 '힐링'이었다. 2004년 생애 첫 아테네올림픽에서 실격된 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3관왕(자유형 200-400-1500m)에 올랐다.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예선탈락의 아픔을 겪은 직후인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3관왕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실격 해프닝 이후, 이번엔 인천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박태환문학수영장에서 세번째 '힐링'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