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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호텔 로비 같네요"…2억원대 와인부터 유명 맛집까지

입력 2024-06-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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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로비 같네요"…2억원대 와인부터 유명 맛집까지
[신세계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세계百 강남점 '하우스 오브 신세계'…업계 관계자들도 초관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요즘 가장 예약하기 어렵다는 성수동 파스타바 바위파스타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이라는 2억원대 르로아 와인.

10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오픈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첫날부터 기대를 안고 찾아온 고객들로 북적북적했다. 요식업계나 백화점업계 관계자들도 모여들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 호텔 강점을 결합해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제3의 공간이다. 이날은 푸드홀과 파인와인 전문관이 자리한 지하 1층과 지상 1층이 고객들을 맞았다. 패션·뷰티·고급 편집숍이 들어설 2층은 추후 오픈할 예정이다.
스위트파크와 연결된 입구는 어둡다고 느껴질 정도로 조도를 확 낮춰 기존 백화점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긴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중앙홀에 놓인 푹신한 소파와 높은 층고로 호텔 로비를 떠올리게 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12개 레스토랑이 푸드홀 형태로 입점했지만, 입구가 개방돼 있을 뿐 푸드홀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레스토랑마다 셰프가 요리하는 공간 앞에는 바 형태 테이블이 놓여있어 오히려 고급스러움이 돋보였다.

김태남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F&B(식음료)팀 바이어는 "바 형태 테이블은 일반 테이블보다 자리가 적어 공간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고객들이 직원에게 관리받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강남의 유명 초밥집 김수사 2호점 매장에는 'ㄷ'(디귿)자 모양의 바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아 초밥을 만들어주는 셰프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매장 직원들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부족한 반찬을 채워주기도 했다.


푸드홀에서 흔히 보는 주문 후 진동벨을 받고 음식이 나오면 고객이 가지러 가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식당 직원들이 주문한 음식들을 직접 가져다주는 등 일반 레스토랑과 다름없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레스토랑에 따라 개방된 공간이 아닌 일행들만 식사를 할 수 있는 룸도 준비돼 있었다. 7월 오픈 예정인 중국 명주를 잔술 코스 형태로 선보이는 고량주관은 룸을 8개 운영할 예정이다.

12개 레스토랑을 보면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곳과 대를 이어 온 유서 깊은 곳들이 공존해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아시안 식당 효뜨, 꺼거 등을 성공시킨 남준영 셰프 키보 아츠아츠, 국내에 생면 파스타바 열풍을 일으킨 김현중 셰프의 바위파스타바 등이 젊은 고객들을 공략한다면 아버지와 아들 2대가 함께 운영하는 김수사, 일본 도쿄에서 4대를 이어온 장어덮밥 전문점 키쿠카와, 해운대암소갈비집 손자 윤주성씨가 2017년 뉴욕에 낸 윤해운대갈비 등은 미식가들을 겨냥한 듯했다.
요식업계 종사자로 하우스 오브 신세계 오픈 소식을 듣고 매장을 찾았다는 박정근씨는 "바로 옆에 있는 파미에스테이션 식당들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식당들이 모여있지만, 호텔 로비 같은 느낌이 나는 것으로 봐서는 타깃이 젊은 층만은 아닌 것 같다"며 "식당은 오늘 한 곳만 가봤는데 모두 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신세계백화점 야심작 '와인셀라'였다. 1천300㎡(400평) 규모에 5천여병의 와인과 증류수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와인셀라에서 살 수 없는 와인이라면 다른 곳에서도 구할 수 없다고 장담할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친 곳이다.
이날 오전에는 베일을 벗은 와인셀라를 둘러보러 온 업계 경쟁사 관계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와인셀라는 전체 구성의 절반가량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와인들로 채워 오픈 전부터 업계 주목을 받았다.
매장을 찾은 50대 박모씨는 진열대 앞에서 허리를 숙여가며 와인들을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평소 와인을 즐겨 마신다는 박씨는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고급 와인들이 많아 하나하나 보고 있다"며 "가격대가 있어 재고를 이 정도로 확보해 채워넣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준비를 오래 했을 것 같다"고 감탄했다.
특히 매장 한쪽 'APEX(에이펙스) 컬렉션'은 유럽 고급 저택 지하에 있는 와인 저장고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줬다. 직원 동행하에 보안카드를 찍어야 들어갈 수 있는 VIP(브이아이피· 중요인사) 공간이다. 공간 전체는 와인 보관에 적합한 서늘한 온도로 유지되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불리는 르로아가 줄지어 있었다. 1병에 2억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와인이다. 바로 옆에는 최고급 샴페인 대명사인 돔 페리뇽과 한해에 6만병도 생산되지 않는 샴페인 살롱도 진열돼 있었다.
조은식 신세계백화점 와인바이어는 "살롱은 100병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3년 동안 모은 것"이라며 "오픈 전부터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문이 났는지 구매할 수 있는지 문의가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와인이 무르익어 현재 가장 맛보기 좋은 빈티지 와인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며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보르도 와인이나 큰 용량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숙성이 잘 된 6ℓ 와인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era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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