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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쓰는 게 편해" 10명 중 8∼9명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

입력 2023-03-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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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쓰는 게 편해" 10명 중 8∼9명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
촬영 천경환 기자


버스기사 마스크 착용 안내문 떼며 "승객과 승강이 안 해도 돼"
시민들 "미세먼지 때문에라도 당분간 쓰겠지만 의무 풀려 반가워"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마스크 쓰라고 일일이 얘기하기 번거로웠는데 이젠 그런 수고 안 해도 되겠네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청주시 청원구 정하동 시내버스 차고지에서 만난 기사 김모(64) 씨는 이번 조치를 누구보다 반겼다.
지난 1월 30일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 이후 노마스크 상태로 버스에 오르는 승객 때문에 난감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는 "마스크를 미처 챙기지 못한 승객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규정 때문에 승강이를 벌일 때가 종종 있었다"며 "대부분은 공손하게 요구에 응했지만, 간혹 짜증내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친 상태로 승차하는 경우도 있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버스 운전석 가림막에 붙어있던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떼어내고 의자와 손잡이에 소독약을 뿌리며 승객 맞이 채비를 했다.
차량 밖에 부착된 안내문은 오랜 풍파의 흔적인 듯 쉽게 떨어지지 않아 칼로 긁어내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정부는 이날 버스와 지하철, 택시, 비행기 등 대중교통과 마트 내부 등에 있는 개방형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완화했다.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을 강제한 지 2년 5개월 만이다.

시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출근길에 만난 직장인 조모(32) 씨는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기 번거로웠는데 홀가분하다"며 "당분간은 마스크를 쓰고 다닐 생각이지만 의무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41)씨는 "일상 회복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아 반갑다"며 "하루빨리 병원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다만 버스정류장에 있는 시민들은 아직 마스크 벗는 게 어색한 듯 열 중 여덟아홉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했다.



주부 박모(61) 씨는 "마스크를 쓰면서 감기에 걸린 적이 없다"며 "오늘은 미세먼지도 심하고 날씨도 쌀쌀해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버스 기사 김모(64)씨는 "승객 중 고령자가 많아 당분간 배려 차원에서 마스크를 쓸 예정"이라며 "오늘 새벽 시내 한 바퀴를 돌았는데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택시 기사 최모(63)씨는 "승객은 잠깐 탔다 내리지만, 기사들은 하루 종일 밀폐된 차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앞으로는 내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어 소독 등을 철저히 해야 할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여전히 마스크 효과가 크다면서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가 진정세지만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지속해서 출현하고 고령층 등 고위험군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출퇴근 등 혼잡 공간에서 1m 이상 거리두기가 어려울 경우 마스크를 쓰는 게 안전하다"고 충고했다.
kw@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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