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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덮칠 뻔한 내장사 화재…발 빠른 대응이 '참사' 막았다

입력 2021-03-0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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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덮칠 뻔한 내장사 화재…발 빠른 대응이 '참사' 막았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천년고찰' 내장사(內藏寺) 대웅전을 덮친 화재에서 소방당국의 발 빠른 대응이 빛을 발했다.



화재 초기부터 신속하고 침착한 대처로 호남 명산인 국립공원 내장산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냈다.

7일 전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6시 37분께 정읍시 내장사 대웅전에 불이 났다는 승려 최모(54)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상황을 전북도 재난상황실과 한국전력공사, 경찰 등에 통보하고 즉시 현장으로 진화 인력과 장비를 보냈다.

신고 13분 만인 오후 6시 50분께는 관할 소방서 인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문화재 소실 등에 대비해 도청 문화유산과에도 이 사실을 전달했다.

김승룡 도 소방본부장은 인명구조와 안전사고 방지, 문화재 반출 등에 각별히 신경 써줄 것을 현장에 출동 중인 소방대원들에게 당부했다.

선착대가 대웅전에 도착한 것은 신고 20분 만인 오후 6시 57분께다.

이어 내장산과 인접한 순창과 고창, 부안소방서 등에서도 진화 인력 85명과 펌프·탱크차 등 장비 21대가 속속 도착했다.

당시 불은 이미 대웅전 전체를 휘감은 상태였으며, 인화물질이 탈 때 나는 매캐한 냄새가 사찰 안에 가득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주변을 통제하고 화재 발생 1시간 20여 분 만인 오후 7시 53분께 큰불을 잡았다. 대응 1단계도 이때 해제됐다.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와 인명 수색을 마치고 오후 9시 10분께 완진 사실을 언론과 유관기관 등에 전파했다.

진화가 신속히 이뤄진 덕에 2012년 화재로 새롭게 지어진 대웅전(165㎡)이 전소한 것을 제외하고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웅전 건물은 지정 문화재가 아니며 내부에 주요 문화재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찰에 있는 전북도 문화재인 '조선 동종'도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대웅전을 감싸고 있는 국립공원 내장산으로 불길이 번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발생했다면 헤아릴 수 없는 큰 피해를 볼 뻔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우선 인명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추가적인 피해 규모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불은 신고자인 승려 최씨가 사찰 관계자와 갈등을 빚다가 술을 마시고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최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열린다.

jay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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