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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B 탑재 경항모' 건조사업 운명은…내년 예산 달랑 1억원

입력 2020-12-03 08:01

'F-35B 탑재 경항모' 건조사업 운명은…내년 예산 달랑 1억원
(서울=연합뉴스) 국방부가 공개한 경항공모함 예상 그래픽.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직 이착륙 전투기 F-35B가 탑재될 것으로 보이는 해군의 경항공모함(다목적 대형수송함-Ⅱ) 건조 사업이 순항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에서 지난 2일 의결된 내년도 국방예산 52조8천401억 원 가운데 경항모 건조사업과 관련한 예산으로 연구용역비 1억 원만 달랑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회 국방위원회가 향후 토론회 등을 열어 여론을 더 수렴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내년도 국방예산에 연구용역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반영한 것이라고 군 소식통은 3일 전했다.

애초 방위사업청은 경항모 건조를 위해 내년도 예산으로 101억 원을 요구했으나 예산당국의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경항모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지 등에 대한 타당성 연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사업 타당성 연구 결과에 따라 경항모 건조사업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사업 타당성 연구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라며 "그 연구에서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2022년도 국방예산에 다시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항모 건조사업이 현 정부에서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에 대해 국방위에서 겨우 연구용역비 명목 예산을 반영해 '목숨줄'만 붙여놨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애초 요구했던 예산이 삭감되었다가 이번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예산 1억 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항모는 국방부가 작년 8월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서 '다목적 대형수송함-Ⅱ' 개념설계 계획을 반영하면서 공식화됐다. 이어 지난 8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계획을 반영했다.

당시 국방부는 3만t급 경항모 건조를 위해 올해 말까지 개념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기본설계에 착수해 2030년 초께 전력화한다는 계획을 설명한 바 있다.

방사청도 지난 10월 경항모 건조에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 착수 회의를 개최했다.

핵심기술은 1천℃ 이상의 수직이착륙기 배기열로부터 갑판을 보호하는 코팅재, 함재기용 무장탄약 이송체계, 함재기 이·착함 시뮬레이션, 함재기 충돌 해석, 비행갑판 유동분포 해석, 수중방사소음 저감 기술 등이다.

그러나 경항모 건조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중국이 4개 항모전투단 확보를 추진하고, 일본은 헬기 탑재형 호위함인 이즈모함과 가가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해 F-35B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앞으로 주변국에 의한 해양 안보 위협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경항모를 보호할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정찰자산 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적 대함미사일과 지상 초음속 미사일 등에 격파될 위험성이 크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경항모 건조사업이 순항하려면 이런 논란을 극복하고 국민적인 공감과 지지를 얻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한다.

three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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