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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 상당수 강남클럽 주주 참여…초등생 콜걸도”

박아람 기자

입력 2019-03-15 09:55

“유명 연예인 상당수 강남클럽 주주 참여…초등생 콜걸도”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콜걸 중에는 초등학교 6학년도 있었다." "3년 전에도 동남아에서 강남 클럽으로 마약 관광을 왔다." "마약이나 폭력사건 대부분 증거불충분이나 기소유예 처분되더라."



서울 강남클럽의 민낯을 보여주는 소설 '메이드 인 강남'(네오픽션)을 지난달 출간한 주원규(44) 작가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주 작가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2016년 강남 한 클럽에서 6개월 동안 주류 배달원과 '콜카' 기사로 일하며 현장을 취재했다. 콜카란 '콜걸 카풀(call girl car pool)'의 줄임말로 유흥업소나 성매매 장소로 여성들을 데려다주는 운전 서비스를 뜻한다.

주 작가는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이야기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마약 파티나 성매매, 경찰 유착이 실제에선 훨씬 심하다. 클럽에서 성매매를 알선하는데 미성년자가 부지기수"라며 "콜걸 중에는 초등학교 6학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20대 남성 포주가 미성년자 여성들을 클럽에 밀어넣고 '물뽕(GHB)'을 마시게 한다. 그리고 부유층 남성에게 접근해 미성년자를 성인이라고 속여 성매매를 하게 한다. 성매매 장면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뒤 성매수자를 협박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 한 거리는 온통 이런 불법 성매매가 성행하는 오피스텔과 원룸들"이라고 했다.

일부 클럽에서는 '이벤트'라 불리는 변태적 행위도 성행했다. 주 작가는 "성관계나 살인 행위를 그대로 연출하는 스너프 필름(snuff flim·실제 폭력 살인 강간 장면을 촬영한 영상)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이 이벤트를 소화하는 여성은 건당 1억 원을 받는다. 소설에도 나오지만 남녀 여러 명이 마약을 한 뒤 난교를 하는 경우는 '노멀한' 수준"이라고 했다.

성매매 여성이나 포주들이 영업과 관련해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그들의 죽음은 쉽게 덮인다고도 했다. 주 작가는 "성매매 여성들은 대부분 가족과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 포주들은 주민등록이 말소된 무적자가 많다. 무적자가 되기 위해 실종이나 사망신고를 일부러 내기도 한다. 그러면 사법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들의 죽음은 무연고자로 간단히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유명 연예인들이 클럽 주주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주 작가는 전했다. 그는 "강남 클럽이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되면서 아이돌 연예인들이 주요 클럽 주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돌 그룹 S 멤버들이 지분을 갖고 있고 Y 대형 기획사 소속 연예인 다수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작가가 강남클럽을 주무대로 한 소설을 쓰기로 마음 먹은 건 가출청소년을 만나면서다. 그는 "4~5년 전 가출청소년 90여명을 인터뷰했는데 그중 80명 이상이 강남 술집에서 일하고 싶어 했다"며 "여자애들은 콜걸로 가서 월 500~1000만원씩 벌고 싶다고 했고 남자애들도 포주가 되려 했다"고 밝혔다. 왜 이들이 강남클럽에서 일하길 원하는지 이유를 찾기 위해 취재를 결심한 것이다.

주 작가는 당초 본인이 취재한 강남클럽의 이면을 논픽션으로 쓰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을 것 같아 소설로 쓰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 작가는 "강남의 밤 문화는 상상을 초월했다"며 "그래도 버닝썬 사건이 터지고 비판 여론이 들끓는 걸 보면서 우리 사회가 뭔가를 정화할 힘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현재까지 드러난 것도 내가 본 것의 10분의 1 정도다. 이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 작가는 2009년 '열외인종 잔혹사'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방송사 탐사보도팀을 소재로 한 tvN 드라마 '아르곤'을 집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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