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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싱크홀'은 없다…대부분은 '도로 함몰'

입력 2014-08-22 19:08

지난달부터 서울 석촌호수 부근과 국회의사당 앞 도로가 움푹 팬 데 이어 석촌지하차도에서 7개의 동공(洞空. 빈 공간)이 발생하면서 속칭 '싱크홀'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질학적으로 서울시내에서 싱크홀은 발생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2일 서울시 등의 설명에 따르면 싱크홀(sink hole)은 석회암 지반이 물과 만나 녹아내리면서 표면부터 지하까지 뻥 뚫린 구멍이 발생한 것을 뜻한다. 명칭에서부터 '가라앉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싱크홀은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인위적인 공사나 낡은 하수관로 탓에 발생하는 동공 등과는 차이가 있다.
서울시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외국에는 석회암 지반이 많아 크기 수백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서울은 대부분 화강암 지반이고 최근 동공이 발견된 송파 등 일대도 편마암 지반이어서 싱크홀이 발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발생한 구멍들은 모두 싱크홀이 아닌 '도로 함몰' 등으로 불러야 정확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도로 함몰에는 도로 침하, 파손 등이 속한다.

지난달 20일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 생긴 구멍,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입구 직전 도로에 발생한 구멍 등은 모두 '도로 파손'으로 볼 수 있다.

석촌지하차도 지하 아래 생긴 거대한 구멍들은 '동공'으로 불러야 한다. 특히 동공은 표면으로는 보이지 않아 시추 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으며, 인위적인 공사 등으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구멍이 뚫리진 않았지만 도로 표면이 5∼10㎝가량 가라앉은 경우는 '도로 침하'다.

시 관계자는 "도로 파손이나 침하는 대부분 낡은 상하수관 때문인 경우가 많으며, 이번 석촌지하차도 내 동공의 경우 지하철 9호선 부실시공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싱크홀, 도로 파손과 침하, 동공, 포트홀 등을 구분할 때 구멍의 크기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 발생 원인으로 구분한다"고 덧붙였다.

포트홀(pot hole)은 도로포장 부실로 비가 많이 내렸을 때 도로 표면이 파이는 것을 뜻한다.

'싱크홀' 공포가 확산하자 서울시는 용어 정리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지만 무차별적으로 '싱크홀'이란 이름이 붙으면서 시민 불안이 확산하는 측면도 있어 이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is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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