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지난 5월 5일, 에티하드 스타디움. 맨시티는 파리생제르맹과 2020~2021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치렀다. 1차전 원정에서 2대1 승리한 맨시티는 2차전에서 리야드 마레즈의 연속골로 2-0으로 리드해 사실상 결승행 진출이 임박한 시점에 줄줄이 교체를 준비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37분 케빈 더 브라위너와 베르나르두 실바를 각각 가브리엘 제주스와 라힘 스털링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3분 뒤 필 포든을 아궤로와 교체할 계획을 세웠다.
챔피언스리그 SNS가 공개한 영상 속 아궤로는 장갑을 낀 채로 교체투입하기 위해 라인 앞에 섰다. 아궤로 옆에 있는 대기심이 교체판을 머리 위로 들었다. '47번'과 '9번'을 교체한다고 입력했다. 47번은 포든, 9번은 제주스의 등번호다. 아궤로의 등번호는 10번이다. 9번과 10번을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 우연치 않게 교체판에 입력된 숫자 9번을 확인한 아궤로는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대기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등을 손으로 툭툭 치는 응원의 제스쳐도 잊지 않았다. 대기심은 부랴부랴 9번을 10번으로 정정했고, 아궤로는 무사히(?) 투입되어 5분 남짓 뛰며 팀의 결승 진출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