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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김민재 유럽행, 베이징-토트넘-라치오 삼각관계의 현 상황은?

박찬준 기자

입력 2020-09-18 06:00

김민재 유럽행, 베이징-토트넘-라치오 삼각관계의 현 상황은?
출처=베이징 궈안 구단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괴물' 김민재(24·베이징 궈안)의 거취가 안갯속이다. 빅리그의 러브콜을 받던 김민재는 올 여름 유럽행을 추진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에이전트를 선임하고, 유럽 진출을 본격적으로 노렸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7월부터 토트넘행 급물살 보도가 이어졌지만, 이후 소식은 없다. 라치오와 합의를 마쳤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후 오피셜이 아닌 결렬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도대체 김민재의 유럽행은 어떻게 되고 있는 걸까. 스포츠조선이 베이징-토트넘-라치오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진실을 취재했다.

답보상태로 있던 김민재의 유럽행 가능성은 9월 들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8월 중순 무렵부터다. 잠잠하던 토트넘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김민재의 토트넘행 급물살 보도가 이어지던 당시에도, 테이블은 차려있었다. 하지만 이렇다할 결과물이 없었다. 토트넘은 김민재를 데려가겠다는 의지가 강하지 않았다. 이적시장 초반 토트넘의 관심은 센터백이 아닌 타 포지션이었다. 에밀 피에르 호이비에르, 조 하트, 맷 도허티 등을 데려오며 한숨을 돌린 토트넘은 그제서야 자유계약으로 떠난 센터백 얀 베르통언의 빈자리를 찾아 나섰다. 김민재가 물망에 올랐다.

토트넘은 8월 말 김민재 영입을 위한 대리인을 지정했다. 김민재의 포르투갈 에이전트를 배제하고, 중국과 협상이 가능한 영국 내 로펌에 위임장을 줬다. 토트넘은 이 대리인을 앞세워 9월부터 베이징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이 대리인을 통해 베이징과 토트넘 사이에 몇차례 조건들이 오갔다. 협상은 꽤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실제 결론까지 상당히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은 초기와 달리 대승적인 태도로 나왔다. 김민재가 너무나 유럽 진출을 원하고 있고, 여기에 베이징도 자기 구단 선수가 유럽으로 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 구단 이미지에 좋다는 판단을 내리며 기류가 바뀌었다.

토트넘행이 유력하던 순간, 상황이 꼬인다. 김민재에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있던 라치오의 이름이 등장한 것이다. 더 많은 이적료를 원하던 베이징이 라치오에 토트넘 제안보다 높은 금액으로 역 제안을 건낸 것. 라치오 관련 이탈리아, 중국쪽 보도가 이어졌다. 1450만유로(약 200억원)라는 구체적인 금액도 나오고, 개인 합의만 남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심지어는 높은 에이전트 수수료 때문에 결렬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취재 결과, 베이징과 라치오는 아직 합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라치오가 아예 이적료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라치오가 김민재를 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적료에 굉장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민재 측근도 "김민재가 개인 협상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탈리아 보도대로 이적료 합의를 했다면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될 수 없다. 라치오행도 '사실상 쉽지 않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일단 영국 런던에서 본지 이 건 기자와 인터뷰를 한 토트넘 대리인은 "베이징과 여전히 대화를 이어가고 있고, 아직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베이징이 라치오를 이용해 몸값 올리기를 하고 있는 만큼 토트넘의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토트넘이 지금 다른 쪽에 정신이 팔려있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현재 가레스 베일-세르히오 레길론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김민재는 후순위로 밀려 있다. 토트넘 내부 상황을 들어보니, 항간에 내부 숙고에 들어갔다는 얘기와 달리 현재는 김민재에 대한 논의가 쏙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한다. 토트넘 입장에서 베일-레길론 영입이 더 중요한 만큼 정황을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베이징은 김민재를 보낼 마음이 있다. 실제 베이징은 디나모 모스크바로부터 보스니아 대표 출신의 수비수 토니 슈니치를 영입했다. 언뜻 김민재 대체자로 보이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다른 이야기도 들린다. 슈니치의 이적료는 5억원, 연봉은 11억원에 불과하다. 베이징 입장에서 사실상 부담이 없는 만큼, 여차하면 방출도 가능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만약 슈니치를 지킬 경우, 다른 한 명이 나가야 하는데 김민재가 아닌 페르난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확실한 것은 베이징은 급할 것이 없다. 리그에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일단 베이징은 슈니치의 자가격리 2주가 끝나는, 정규리그가 마감되는 시점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그 후 김민재의 거취를 결정한다는 것이 베이징 내부의 계획이다. 결국 올 여름 내내 이어진 '김민재 사가'의 결론은 이번 2주 내에 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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