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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도사 쿠니모토, "불투이스 발을 보며 드리블. 프리킥은 유도한 것"[SC인터뷰]

윤진만 기자

입력 2020-07-0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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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도사 쿠니모토, "불투이스 발을 보며 드리블. 프리킥은 유도한 것"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28일 울산 현대-전북 현대간 첫 현대가 더비에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는 일본에서 건너온 '축구도사' 쿠니모토(22·전북)였다.



쿠니모토는 올해 전북 입단 이후 처음으로 치른 '현대가 더비'에서 2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팀도 2대0 완승을 거둬,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쿠니모토는 경기 하루 뒤 가진 스포츠조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골을 넣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팀도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전반 초반부터 번뜩였다. 상대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곤 하는 울산 라이트백 김태환(30)과의 몸싸움 및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동시에 세련된 볼터치와 예측이 어려운 드리블로 울산 수비진을 교란했다. 전반 44분 상대 박스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한교원의 선제골로 이어진 바로 그 프리킥.

"울산이 (김기희 퇴장 이후)10명이 되고 난 이후 수비수들이 조금 흥분했다는 걸 느꼈다. 타이밍을 보며 파울을 노렸다. (교체투입한 수비수)불투이스의 발을 보면서 드리블을 했기 때문에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센터백 불투이스를 박스 밖까지 끌고 나와 의도적으로 반칙을 유도했단 얘기다.

슈팅수 21대4, 전북이 주도한 양상 속에서 쿠니모토는 끊임없이 상대 진영을 활보했다. 후반 추가시간 때까지 지친 기색이라곤 '1'도 보이지 않았다. 전북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후반 추가시간, 상대진영에서 공을 잡은 쿠니모토는 코너플랙이 아닌 골문 방향으로 내달렸다. '휙, 휙' 윤빛가람과 설영우를 차례로 벗겨낸 그는 왼발슛으로 쐐기골을 박았다. 마치 경기가 시작한지 1분밖에 되지 않은 듯 보이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침착하게 슛을 했다.

"매일 지우반 트레이너와 훈련을 한다. 그 덕분에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다. 지우반 트레이너에게 공을 돌린다." 지우반 트레이너에 대해서는 전북 홍보팀 관계자도 "선수들이 지우반 트레이너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쿠니모토의 전북 데뷔골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료 휘슬이 울렸다. 2대0 전북 승. 두 팀은 이전까지 1점차의 아슬아슬한 선두 레이스를 펼쳤다. 이 결과로 승점이 4점차로 벌어졌다.

쿠니모토는 "(이전 소속팀인)경남FC 시절에 본대로 역시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 선수들이 한 수 위의 플레이를 했다"며 "울산전에서 승리함으로써 우승 목표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비스파 후쿠오카 시절 사간 도스와 치른 '규슈 더비'를 떠올린 쿠니모토는 "규슈 더비도 굉장히 치열하다. 하지만 그 더비만큼이나 현대가 더비도 치열했다"며 2018년 K리그 입성 이후 처음으로 치른 더비에 대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쿠니모토는 전북 입단 초창기,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코로나19 정국에 고향에 다녀오기도 했다. 쿠니모토는 "지금은 팀원과 즐겁게 잘 지내고 있다"며 "일본어가 가능한 김진수 김민혁 이범영이 말도 많이 걸어주고 잘 챙겨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팀의 에이스였던 이재성(28·홀슈타인 킬)의 등번호 17번을 달고 뛰는 쿠니모토는 올 시즌 개인 목표를 "10골-10도움"으로 잡았다고 했다. 이제 9골-10도움이 남았다. 울산전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불가능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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