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한국 스리랑카]'하늘을 지배하는' 김신욱, 포트트릭+주장 완장까지 다했다

김가을 기자

입력 2019-10-10 21:22

수정 2019-10-10 21:59

more
'하늘을 지배하는' 김신욱, 포트트릭+주장 완장까지 다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한국과 스리랑카의 경기가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김신욱이 추가골을 넣고 있다 . 화성=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10/

[화성=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아시아의 즐라탄'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이 다했다. 역시 김신욱의 높이(1m93)는 막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은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스리랑카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2차전에서 8대0으로 승리했다.

눈에 띄는 것은 김신욱이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한동안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새 사령탑'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빌드업 축구를 앞세웠다. 김신욱과 같은 장신 공격수 활용 포스팅 플레이보다 후방부터 짧게 볼은 전개하는 축구를 강조했다.

기류가 바뀌었다. 벤투호는 올해 초 열린 아시안컵에서 카타르에 막혀 8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밀집수비', '텐백' 등 두터운 수비 위주로 나온 약체 팀을 효과적으로 무너트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시아팀들을 상대할 때 김신욱의 높이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나왔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김신욱을 부임 후 처음으로 불러들였다. 다만, 김신욱 활용법에 대한 답을 찾지는 못한 모양새였다. 김신욱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단 9분을 뛰었을 뿐이다. 그는 후반 36분 황의조(27·보르도)와 교체 투입 돼 경기에 나섰다.

임팩트는 있었다. 김신욱은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상대 골키퍼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김신욱의 압도적 피지컬과 파워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벤투 감독은 10월 A매치에서 다시 한 번 김신욱을 불러 들였다. 벤투 감독은 스리랑카전을 앞두고 "(이번에) 훈련하면서 김신욱 활용에 대한 정보가 생겼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스리랑카전 원톱으로 김신욱을 선택했다.

기회를 잡은 김신욱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김신욱은 전반 2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문전으로 달려 들어가며 기회를 노렸다. 예열을 마친 김신욱은 전반 18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김신욱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18분 손흥민(27·토트넘)의 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스리랑카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018년 2월3일 라트비아와의 친선전 이후 무려 614일 만에 대표팀 득점포를 가동했다.

분위기를 탄 김신욱은 전반 31분 또 한 번 골맛을 봤다. 이번에는 발이 아닌 '머리'였다. 김문환(24·부산 아이파크)의 패스를 헤딩골로 연결했다. 스리랑카 수비수 마나람 페레라(21·1m72)의 높이로는 막을 수 없었다. 마나람 페레라는 망연자실한 듯 허탈해했다. 웬만해서는 그를 막을 수가 없었다. 김신욱은 팀이 5-0으로 앞서던 후반 10분에도 상대를 가볍게 제치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난 2010년 1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신욱은 53경기 만에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은 내친김에 주장 완장까지 물려 받았다. 그는 후반 16분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떠나자 캡틴 완장을 이어받았다.

캡틴이 된 김신욱은 후반 19분 헤딩으로 또 한 골을 넣으며 고공 폭격기로서의 임무를 완수했다. 한 경기 무려 4골. 이른바 '포(4)트트릭'을 기록했다. A매치에서 4골 이상 나온 것은 지난2003년 9월29일 네팔전에서 박진섭이 5골을 넣은 뒤 처음.

벤투 감독 체제 첫 선발 경기에서 득점은 물론, 주장까지 거머쥐었던 거인의 진격은 확실히 강렬했다.

한편, 홈에서 대승을 거둔 벤투호는 북한 평양으로 건너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격돌한다.

화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