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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뛰는 대구 축구, 결국 한계에 부딪히는 건가

김용 기자

입력 2019-06-26 15:17

수정 2019-06-26 15:38

많이 뛰는 대구 축구, 결국 한계에 부딪히는 건가


결국 탈이 나고 만 것인가.



K리그1 대구FC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외국인 공격수 에드가가 어깨 골절로 인해 3주 진단을 받았다. 당분간 최전방 공격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에드가 부상도 치명적이지만, 더욱 충격적인 부상 소식이 이어졌다. 수비수 홍정운도 쓰러졌다. 홍정운은 22일 열렸던 FC서울전에서 착지를 하다 왼 무릎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갔는데, 정밀 검진 결과 십자인대 파열로 나왔다.

십자인대 파열이면 거의 1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치료와 재활에 힘써야 한다. 홍정운은 올시즌 대구가 치른 K리그 17경기 중 16경기에 나선 수비의 핵심이다. 대구가 사용하는 스리백 전술의 중심. 양쪽 사이드 수비는 한희훈, 김우석, 정태욱, 박병현 등이 번갈아가며 들어갔지만 홍정운은 고정이었다. 그만큼 안드레 감독이 믿는 선수였다.

문제는 선수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달 초에는 일본인 미드필더 츠바사도 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했다. 츠바사는 경기가 아닌 훈련 도중 다쳤다. 츠바사는 중원에서 공-수 밸런스를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줬는데, 츠바사 역시 장기 이탈이 불가피하다.

이 뿐 아니다. 출전 시간이 많은 에드가, 세징야도 계속해서 부상을 달고 뛴다. 에드가는 시즌 초 종아리 부상을 했다가 이번에는 어깨를 다쳤다. 세징야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었다. 언제 다시 부상이 생길지 모른다.

대구는 올시즌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했다. 리그, FA컵에 ACL 일정까지 소화하려니 살인적 스케줄을 받아들었다. 하지만 대구는 주전과 비주전 선수의 기량 차이가 컸다. 선수층이 얇다 보니 계속 쓰는 멤버만 쓸 수밖에 없었다. 가용할 수 있는 멤버가 있다면 로테이션을 돌렸겠지만, 대구에는 쉽지 않은 얘기였다. 어느 대회, 어떤 경기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스케줄도 스케줄이지만, 대구의 축구 스타일도 체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대구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죽을 힘을 다해 뛴다. 강한 압박, 그리고 선 수비 후 치고 나가는 역습 전술로 상대를 괴롭혔다. 필드 플레이어 10명 전원이 계속 뛰어야 가능한 축구. 이를 보는 팬들은 빠른 스피드에 즐거웠지만, 선수들의 체력은 고갈되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탈이 나는 모양새다. 부상이라는 게 여러 원인 속에 발생하지만, 무릎 십자인대와 햄스트링 부위는 결국 많이 사용하고 지쳤을 때 다칠 확률이 높아지는 곳이다.

대구는 올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로 축구 흥행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큰 위기에 빠졌다. 더 큰 문제는 부상병들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빈 자리를 메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 또 다른 부상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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